오는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가 완료되고 디지털 TV 방송으로 전환되지만 소비자들의 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디지털방송전환 안내문구가 지속적으로 고지돼 방송 시청에 방해가 되는가 하면 전환하는 방법을 몰라 애를 태우는 소비자도 많다.

울산은 이미 지난 8월 16일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됐으며 9월에는 충북, 10월에는 대구와 경북,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곳이 종료되고 대구와 경북은 11월 6일, 수도권은 12월 31일에 종료된다.

이에 정부는 아날로그 TV 방송과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에 대해 디지털 TV 방송으로 전환할 것을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은 소비자들에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하루 빨리 바꾸라며 종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부의 입장일 뿐이다.

디지털 전환, 소비자 혼란은 계속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이다. 디지털TV와 아날로그TV의 차이를 모르는 소비자도 있다. ‘어떤 식으로 전환해야하는 가’라는 의문은 당연하다.

자세한 설명은 없이 무작정 ‘바꾸라’고 말한 뒤 방송 종료를 서두르는 정부의 태도에 소비자들만 분통이 터지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 중인 김모(42)씨는 “디지털 방송으로 바꾸라고 말하는데 뭐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TV를 디지털 TV로 바꾸면 되는 건지 아니면 유료방송을 신청하면 되는 건지”라며 “주변에서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다들 그냥 유료방송(IPTV)을 신청하면 되는 것 같더라는 말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방통위의 디지털 전환 안내 문구에 대한 소비자불만도 이어졌다.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안내 자막으로 인해 방송을 정상적으로 시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디지털 방송 수신기 보급률이 98% 이상인 지역은 방송 전환이 성공적이라 판단해 해당 지역에 가상 종료를 시행했으며 이로 인한 소비자 불편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한 줄로 안내해도 될 일 같은데 너무하다”며 “아날로그 종료 시까지는 정상적으로 시청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연말까지 자막방송 횟수나 시간을 더 확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날로그TV를 시청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정부지원 혜택을 주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며 “자막 때문에 TV시청이 불편하다면 빨리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청 가정, 디지털 전환 대상서 제외

유료방송에 가입했다면 지금과 같이 아날로그 TV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특별히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고 싶다면 추가 비용을 낸 뒤 업그레이드를 신청하면 된다.

디지털 전환은 안테나로 지상파를 수신하는 가정에 한하기 때문이며, 지역민방만 시청하는 가정이 대상이다.

그러나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가정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교체를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지상파 방송 시청에 안테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옥상의 공동 안테나로 각 가정에 공급되므로 안테나가 잘 설치됐는지 확인만하면 된다.

아파트의 경우 아날로그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상품을 계속 서비스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료방송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디지털 상품 가입, 또는 공동주택 단체가입을 강요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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