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불 들어온 한미약품.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 측의 계약해지 사실을 사전에 입수했으며, 공시 전 해당 정보가 증권가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계약해지 건 관련 한미약품은 늦장 공시 지적을 받았으나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관련자에 대한 법적 처벌 등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따르면 지난 4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은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간 85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해지 늦장 공시 의혹건 관련 ‘사측이 사전에 계약해지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정보가 직원 개인 SNS를 통해 증권가에 유출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저녁 7시 경 베링거인겔하임측으로부터 신약 부작용 발생 등에 따른 이유로 계약해지를 공식 통보 받았으나, 이를 공시한 것은 다음날 장 개장 후인 오전 9시 30분경이었다.

14시간 늦장 공시가 이뤄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사측이 경영상 중대한 악재를 빨리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과 함께, 내부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 역시 한미약품의 공시규정 위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계약해지 정보 사전 입수 및 외부 유출설 제보가 들어왔다. 자조단이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한미약품 사내에 계약해지 소문이 떠돈 것은 28일쯤이었으며, 해당 정보를 일부 직원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외부로 유포했다.

이와 관련 자조단에서는 관련 직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해당 의혹 관련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 답변할 부분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는 한미약품 주주로 알려진 70대 김모씨가 휘발유와 라이터 등을 들고 들어와 분신을 시도하려 했으나, 현장 대기 중이던 경찰에 적발돼 저지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씨는 한미약품의 계약해지와 늦장 공시 여파 등으로 인해 1000여만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며 하루 전 4일 이 회사 본사 로비에서 난동을 피웠고, 당시 “내일 12시 분신하러 오겠다”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회사 측 관계자와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갔으며, 이에 대해서도 사측 관계자는 “어떤 요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특별히 밝힌 부분이 없다. 대화만 하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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