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레일 제공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은 지난 2014년 출범 9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작년에도 흑자 1034억원을 기록했다. 코레일 측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자평했지만, 일각에서는 계열사의 교혈의 쥐어짜는 갑질과 비정규직 직원 증가 덕분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코레일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5개의 계열사들로부터 배당금, 브랜드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매년 수백억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개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77억원, 구내영업료 595억원, 브랜드사용료 53억원 등 총 725억원을 받았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으로 보면, 배당금 362억원, 구내영업료 2508억원, 브랜드사용료 253억원 등 모두 3122억원이다.

코레일이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모회사로서 계열사에 배당금과 구내영업료를 받을 수 있지만, 계열사의 매출액과 순이익 등 경영실적을 고려할 때 철도공사가 징수하는 금액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코레일'과 'KTX'에 대한 브랜드를 활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열사들에게 연 53억원에 달하는 브랜드사용로를 별도로 징수하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같은 행태는 계열사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중 매출이 가장 많은 코레일유통의 경우 지난 2013년 매출액의 11.5%를 구내영업료로 납부했으나 2014년 그룹기여수익 달성도 항목이 신설되면서 매출액의 14.8%로 구내영업료가 인상됐다.

그 결과 코레일에 납부한 구내영업료가 2013년 382억원에서 2014년 511억원으로 급증했고 순이익 역시 2013년 179억원에서 2014년 63억원으로 116억원이나 급감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역시 순이익이 2013년 22억원에서 2015년에는 5억4000만원으로 4분의 1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 코레일유통은 매년 30억원 이상을, 코레일관광개발은 7억원 정도를 철도공사에 브랜드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철도공사는 배당금과 구내영업료 납부 수준을 계열사의 경영실적에 맞춰 적절하게 인하 조정하고, 브랜드사용료 징수는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철도공사와 계열사가 상생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비정규직 문제 여전히 심각

코레일 계열사의 비정규직 비율이 최고 94.5%에 달하는 등 계열사의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 외주화 인원은 2010년 6983명에서 올해 8196명으로 1213명 증가했다.

외주화 비용도 2010년 1870억원에서 올해는 3061억원으로 1190억원이나 뛰었다. 코레일 현원 대비 외주화 인원 비율 역시 2010년 23.3%에서 올해 30.8%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코레일의 무분별한 외주화 확대 및 철도공사 계열사의 과도한 비정규직 비율은 최근 일어난 안타까운 사망사고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28일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보수작업을 하던 용역 노동자가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이달 13일에는 경북 김천시 김천구미역 인근 철로변에서 선로보수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4명이 KTX 열차에 치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경북 김천 KTX 사고는 외주업체 노동자가 열차 접근 등 운행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안전 업무 외주화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생명을 잃는 비극적인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이 외주화를 맡긴 업무를 보면, 청소와 같은 단순 업무 외에도 역무(승차권 발매), 열차승무, 차량정비, 선로유지보수, 스크린도어 등 시설 유지보수와 운전(구내입환 운전) 등 철도 전체 핵심 영역에 걸쳐 외주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코레일 5개 계열사 직원 고용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2016년 8월 기준 철도공사 5개 계열사 전체 직원 3700여명 중 비정규직은 1576명으로 평균 비정규직 비율이 42.6%에 달한다.

코레일테크는 전체 직원 848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801명으로 무려 94.5%가 비정규직이었다. 코레일네트웍스가 40.2%, 코레일로지스가 22.8%로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코레일테크의 경우, 최근 5년간 총 2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사망자 8명, 부상자 21명 등 모두 29명의 사상자를 냈는데, 이들 모두 비정규직이었다.

안 의원은 “경영효율화, 비용축소를 명분으로 정규직 축소와 외주화 확대가 지속되는 한, 구의역 사고나 김천 KTX 사고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하면서 “철도안전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외주화 확대를 중단하고 안전, 위험 업무에 있어서는 최대한 직접 고용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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