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경기도 파주시 장남교 상판붕괴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가운데 부실공사 임이 밝혀질 경우 행정처벌에 나설 방침이다. 시공을 한 태영건설과 감리사에 대해 집중 추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8시50분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에서 임진강 장남교 신축공사 도중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져 인부 14명이 죽고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상판 위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인부 14명이 13m 아래로 추락, 홍모씨(55)와 민모씨(50) 등 2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게 다쳤다. 추락지점이 강물이 아닌 자갈밭이었기에 사상정도가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구간은 파주시와 연천군을 잇는 장남교 상판 가설물 중 파주시 측 55m에 달하는 구간. 다른 구간은 상판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교량의 축방향으로 밀어내며 시공하는 시공하는 ILM(Incremental Launching Method)공법이 사용됐지만 사고 구간만은 밀어내서 시공하는 것이 아닌 상판구조물을 현장에 바로 올린 다음 단계적으로 콘크리트를 부어 타설하는 방식을 취했다. 원래 420톤의 콘크리트가 붓기로 예정되어 있지만 약 120톤을 부었을 때 사고가 발생했다. 모든 구간을 ILM으로 시공하지 않은 것은 군이 유사시 다리를 쉽게 끊을 수 있게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 졌다.

조사에 나선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첫 번째 자재 하자. 시공은 외부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판 철 구조물을 해당 구간에 설치한 후 콘크리트를 붓고 굳혀 완성하는 방식. 관계 당국은 이 철 구조물이 콘트리트의 틀에 해당하는 만큼 제작과 설치 등의 단계에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절차를 거쳤는지 조사하고 있다.

무리한 콘크리트 타설로 인한 하중압박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않은 시기에 콘크리트 작업을 하면 높은 측압에 의해 붕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 20분 만에 발생했다.

충분한 보강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태영건설 측은 특수한 공법을 사용해 받침목 없이 시공이 가능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55m에 달하는 상판을 아무런 받침목 없이 13m 미터 상공에 걸쳐놓은 것이 안전상 위험한 일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경찰의 미온적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공사 태영건설 측은 사고 발생 후 약 4시간 30분 동안 현장보존을 이유로 취재진 등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시공사가 사고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증거은폐작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 경찰은 회의와 오찬을 이유로 도착예정시각인 오전 11시보다보다 2시간 30분이나 지연된 1시 30분께 도착했다.

경찰과 국과수가 사고원인을 밝혀내지 못하자 국토해양부는 건설 구조 전문가들로 꾸려진 합동조사반을 출범, 9월 24일 오전 10시에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합동조사반엔 국토부 건설안전과 관계자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업무 담당자, 박영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전문 박사, 한국시설안전공단 소속 박사인 최욱 토목시공기술사와 유덕영 구조기술사 등 총 5명이 참가했다.

만일 부실시공 임이 밝혀질 경우 태영건설에 대해 행정처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부실시공의 원인이 건설업자의 고의과실로 확인되면 1년 이내 영업정지나 과징금이 부과된다.

만일 고용노동부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국토부에 처벌을 요청할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영업정지나 과징금이 부과된다. 사망자가 2~5명 이하인 경우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과실이 어느 정도 되는지와 실제 시공한 부분은 누구 책임이었는지 그 당시 관리감독자는 누구였는지 등의 사안이 확정돼야 한다"면서 "법에 따른 처분은 건설사가 등록된 지자체에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측은 “조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선 답해줄 수 없다”며 “공사 절차에 대한 안전검증에 대해선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은 도급순위 18위인 시공사로 오피스텔, 아파트 브랜드로 데시앙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량, 도로, 항만, 상수도 등 SOC와 각종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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