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꿈에그린 효원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분양사기를 당했다며 한화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화건설로부터 수원 꿈에그린 효원이 고급형 아파트라고 듣고 계약했지만 실제 건물용도는 오피스텔이었기 때문. 입주민들은 한화건설이 빨리 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허위 광고를 통해 분양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말 패소했다. 분양 계약서 사용용도란에 오피스텔로 기재되었기 때문. 홍보물만 보고 판단하고 정작 계약서를 살피지 않은 경우 예기치 않은 소비자 과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6―3번지 일대 지어진 꿈에그린 효원. 지난 2005년 시공사 한화건설은 9월 28일 시행사인 아이딘엔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공사에 들어갔다. 일대 연면적 3만1천573여㎡,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의 고급형 주택단지였다.

당시 도급계약서를 살펴보면 사업시설의 명칭은 ‘한화 오벨리스크.’ 한화 오벨리스크는 한화건설의 오피스텔 브랜드명이다. 그런데 한화건설은 2005년 11월 아파트 분양 마케팅계획을 세우면서 돌연 사업시설 명칭을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꿈에그린’으로 바꾸었다.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오벨리스크가 꿈에그린보다 떨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일부 분양계약자들은 수원 꿈에그린 효원이 아파트로 널리 알려져 있던 탓에 오피스텔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계약을 치뤘다고 주장했다.

입주민 임모(60)씨는 “아파트 분양계약을 하면서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네임을 보고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한화건설이 꿈에그린이라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파트 명칭을 사용한 탓에 오피스텔인줄도 모르고 감쪽같이 속았다”라고 전했다.

입주민 김모(67)씨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가 꿈에그린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내걸고 모델하우스에서도 아파트로 소개해 당연히 오피스텔이 아닌 아파트인 것으로 이해 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계약당시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눈속임으로 불법행위를 한 만큼 분양대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브랜드를 사용하긴 했으나 일개 브랜드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혼용해서 쓰는 것은 업계에서 드문 일은 아니며, 또한 불법적인 일도 아니라고 답했다. 관련 홍보물에 오피스텔임을 명기했으나 홍보대행사가 제작한 일부 홍보물에서 오피스텔 문구가 빠진 것에 대해선 시공사 한화건설이 미쳐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분양계약자들은 분양대금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해 말에 패소했다. 계약서 상 건물용도 란에 오피스텔이라고 나와 있었던 것. 계약서 안에 분명히 명기된 사안에 대해 확인하지 계약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결정한 건에 대해선 소비자 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대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유사한 일례로 전자상거래법상의 환불 규정을 들 수 있다.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물건을 구입한 날짜로부터 7영업일(휴일을 제외한 업체의 근무일)내에 판매자 측에 환불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판매자가 타당한 이유로 환불기일을 앞당기거나 환불불가 조치를 한 경우, 이를 판매 화면에 고지했다면 판매자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소비자도 구매하기 전, 제품특성 및 환불규정을 확인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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