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

최근들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라는 용어가 교육분야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NCS란 쉽게 설명해 교육현장을 산업현장에 맞춰 교육과 기술 그리고 자격 기준을 일치시켜 현장에 맞는 청년교육을 실시하는 교육방식이다. 청년 고용 활성화을 위한 것으로 겉으로 보기엔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재양성이라 할수 있겠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장의 여러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획일화된 교육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도입 초기부터 지적 받던 사안이었으나 정부는 각종 부작용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취지는 좋으나 방법이 문제라 할수 있겠다.

대학교육은 중고등학교 교육과는 다르다. 고등교육을 위해 특화된 교육환경이란 점이 우선이고, 이를 위해 각 대학별로 독특하고 차별화된 구조 속에 학생과 교수 사이 교감이 이뤄지며 교육이 진행된다.

이러한 대학교육을 NCS라는 획일화된 방법으로 재단해 모든 과목을 단순하고 기계적인 방법으로 진행해서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은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재 발굴로는 보기 어렵다고 할수 있다.

그렇다 보니 교수들 사이에서도 벌써부터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교육부가 일반 4년제 대학은 손도 대지 못하면서 목소리가 약한 전문대학만 골라 재정지원을 빌미로 NCS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분야에 있어 시행착오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의 밀어붙이기식 행태에 대학은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NCS의 부작용은 생각 이상 심각하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경우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자동차의 개념이 크게 변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폭이 거의 없는 획일화된 교육으로 시대에 뒤진 졸업생이 배출될 것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선 이전부터 산업체가 요구해 온 ‘급변하는 시대흐름에 맞춰갈 수 있는 인재육성’을 위해 여러 방식을 통한 학생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적용해 왔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이같은 교육이 NCS를 통해선 불가능하다. 획일적인 평가항목과 가지수만 너무 많은 평가방법 등 평가만 하다가 한 학기가 끝날 수 있다.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한 방법이 아닌 전시행정을 위한 교육이라 여겨질 정도로, 마치 대학이 초등학교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다.

정부가 굳이 NCS를 적용하고 싶다면 직업학교 등 정형화된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것에 한시적으로 하면 될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실제 이 방식을 통해 교육을 실시한 뒤 이를 입안하고 시행한 건지 되묻고 싶다. 부작용에 대한 검토도 안하고 시행에 나선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물론 NCS에도 분명한 장점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률적으로 편협되게 모두에게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부작용과 후유증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적용을 강행한다면 심각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장단점을 고려해 선택적인 도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자동차 분야와 같이 변화가 심한 분야에서 NCS적용은 절대 좋은 해법이 아니다. 대학도 정부 눈치만 보지 말고 자율적인 의지를 가지고 학과별 특성을 고려해 이를 해당 교수에게 일임해야 할 것이다.

이미 대학교육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무너지고 있다. 이제 대학 교수는 ‘스승’이 아닌 단순한 ‘지식 전달자’로 변모하고 있다.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즉흥적인 방법이 아닌 교육 100년 대계를 생각해야 한다. NCS의 획일화된 정책 시행을 다시 한번 재고해주길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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