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서울시립대가 내년도 수시 입시 특별전형 대상자에서 환경미화원 자녀는 빼고 장군 자녀는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립대가 환경미화원은 빼고 장군 자녀를 특별전형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은 합격 여부를 떠나 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지적이다.

시립대 측은 “전형의 애초 취지대로 대상을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반 시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6일 시립대에 따르면 2017학년도 수시 특별전형인 고른기회입학Ⅱ(입학사정관 전형) 지원대상에서 “지자체 환경 미화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의 자녀를 제외하고 대신 장군을 포함한 20년 이상 근무한 군 장교 자녀를 포함했다.

지난해까지 이 전형에는 민주화 운동 관련자와 의사상자, 산업재해자에 이어 환경미화원의 자녀가 지원했다.

또 군인 중에는 하위직 간부인 20년 이상 근무한 부사관 자녀를 대상으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 20년 이상 근무한 모든 직업 군인의 자녀로 조건을 확대했다.
 
이에 “환경미화원 자녀 보다 군 장군의 자녀가 사회적으로 보살펴야 할 대상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환경미화원의 자녀와 군 장군의 자녀 중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서울시립대의 입학기준에 군 장군의 자녀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된 것이 통상 사회적 분위기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시립대의 ‘고른기회입학Ⅱ전형’은 2014년에 도입됐다.

의사자 및 의상자 자녀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 등 사회적 공익을 위해 일한 사람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생긴 전형이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입학처장은 “고른기회입학전형은 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한 수시 입시 제도로 대학교육협의회의(대교협)의 기본 방침을 따른 것”이라며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 환경이 주로 고려되는 Ⅰ전형과 사회적 배려자를 위한 Ⅱ전형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환경 미화원 자녀는 애초 경제적 고려를 통해 Ⅱ전형 대상자에 포함된 것”이라며 “그러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Ⅱ전행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형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Ⅱ전형은 부모가 공익적 활동을 하고 있거나 사회 통합이 필요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시립대는 “환경미화원들이 Ⅱ전형에서는 빠진 대신 Ⅰ전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Ⅰ정형은 직업이 없는 계층의 자녀가 주요 대상이라 수당을 포함해 월 400만원이 넘는 수입이 있는 환경미화원 자녀는 지원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같은 시립대의 결정을 두고 3년 만에 명확한 기준도 없이 해당 대상자를 바꿔 버린 주먹구구식 입학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소속 환경 미화원의 처우는 월 400만원 안팎으로 3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수험생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입전형을 객관적 자료도 없이 전형 기준을 바꿨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내 28개 대학 중 숙명여대와 숭실대 등 4개 대학은 2017년도 수시 입학 전형에서 환경미화원 자녀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립대 관계자는 “군 군무의 특성상 오지로 매년 옮겨 다녀야 하는 등 자녀들의 교육여건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가 장교도 특별전형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공적 영역에서 헌신하는 직업군은 예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립대는 2018년도엔 군인, 경찰, 소방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한 자녀와 3자녀 이상 가정의 자녀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군 등 군 간부의 자녀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석 서울시의회 의원은 “제복을 입은 공직자를 위한 사회적 보장이 있어야 하지만 고위 간부들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을 과도한 조치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암울한 메시지를 던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른기회전형Ⅱ는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고 서류전형과 면접만 통과하면 최종 합격되는 수시 전형이다.

한 수험생 부모는 “이런 저런 전형의 유형으로 온갖 특혜와 조건이 남발하고 시험없이 대학입시에 무사히 통과하는 전형이 있다는 게 불만이다. 결국 몇 개 남지 않은 입학 자리를 두고 나머지 일반 아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것은 일반 수험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위화감만 조성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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