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통사들의 과열된 보조금 경쟁으로 스마트폰이 저렴하게 판매되자 이를 노린 일부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들의 횡포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의 보조금으로 신형 스마트폰의 가격이 떨어지자 고객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 등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이트에서 개통 지연 및 취소, 단말기 배송 지연, 불량품 제공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직영 대리점'이나 공식적인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구입할 경우 피해보상이 힘들어 소비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맡게 돼 신중한 제품 구입이 요구되고 있다.

회사원 김모(28·여) 씨는 지난 13일 한 인터넷 스마트폰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옵티머스 LTE2'를 구입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추석을 맞아 선물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 카페에서는 다른 곳보다 저렴한 할부원금 1000원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하루 만에 200명이나 모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카페에서는 3차에 걸쳐 총 277명을 모아 단말기를 판매했다.

하지만 김씨는 제품 구입 3일 후에 판매자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개통 후 휴대폰을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개통이 취소 됐으니 폰을 반납하라는 것이었다. 판매자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문화상품권 3만원을 줄 테니 무조건 폰 반납을 하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미 예전 폰은 버리고 없는 상황에서 고객의 동의 없이 갑자기 개통 취소를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며 "이로 인해 입게 되는 소비자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고 분노했다.

해당 통신사에 따르면 이 판매자는 단기간에 고객들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신청서를 대필로 작성했고 이러한 편법이 적발돼 이 통신사로부터 개통을 취소당했다.

판매자는 이러한 사실을 고객들에게 속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스마트폰을 반납하라고 통보한 것. 개통 취소도 앞서 소비자들에게 받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고객 동의 없이 진행했다.

실제로 이러한 피해 사례는 비일비재 하다. 통상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에서는 사람을 모집하는 곳을 판매점이라고 부른다. 이들 판매점은 휴대폰을 개통해주고 제품을 제공해주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고객 1명당 일정한 금액을 수당으로 받는 형식이다.

그런데 최근 방통위의 제재로 이통사의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대리점이 판매점한테 제시한 금액을 낮추는 경우가 늘었다. 이에 판매점에서는 악의를 품고 고객들의 개인 정보를 빼내서 판다거나 중간에서 제품을 가로채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 회수한 제품을 새 제품인 것처럼 다시 포장해 판매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소비자들이 몰리자 일단 고객을 모으고 보자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공동 구매를 진행하다 막상 대리점에서 단말기의 수요가 부족하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고객들에게 제품을 보내지 않거나 불량 제품을 보내기도 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 등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며 "건전하게 운영되는 곳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식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적다"며 " 때문에 제품을 구입할 때 주의를 기울이고 정식 유통망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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