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모유수유주간' 기념 토론회 개최... "지속가능발전 차원에서 모유수유 바라봐야"

좌측부터 백현경 바이올리니스트, 조애진 한국모유수유넷 회장, 김지선 제7대 홍보대사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2016년 세계모유수유주간(WBW)'를 맞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서의 모유수유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회가 개최됐다.

모유수유는 아기의 두뇌발달과 각종 질환 예방은 물론 산모의 건강 회복 등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유 수유시설 부족 등 열악한 사회적 환경과 모유수유 자체에 대한 교육 부족 등의 이유로 실생활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한국모유수유넷은 지난 1일 세계모유수유주간(8월 1일~7일)을 맞아, 올바른 모유수유 문화 확산 및 환경 조성을 위해 '모유수유, 지속가능발전의 열쇠'에 대한 기념 토론회 및 제8대 홍보대사 위촉식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김선희 대구가톨릭대 교수, 김윤미 가천대학교 교수, 김재옥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 이자형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참석, '모유수유의 현황과 식품안정과 빈곤감소', '건강과 복지', '지속가능한 파트너십과 법규', '환경과 기후변화에 모유수유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등에 대해 발표했다.

제8대 한국모유수유넷 홍보대사 위촉식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선희 대구가톨릭대교수는 ‘한국의 모유수유현황과 영양, 식품안전성’이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모유수유는 출생아와 모성건강은 물론 장기적으로 성인기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최근 모유수유율을 보면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모유수유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현실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인용, 한국의 모유수유 실태를 밝혔다.

“1970년대 한국의 완전 모유수유율은 90%를 육박했지만 그 수치는 1982년 68.9%, 1885년 59%, 1994년 11.4%로 10%대로 급감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모유 대체재인 분유 공급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생후 3~4개월 미만의 모유수유율은 2000년 22.1%, 2006년 43.4%, 2012년 50%, 지난해 47.2%로 모유수유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5~6개월 미만의 모유수유율은 2000년 9.5%, 2006년 26.8%, 2012년 32.3%, 지난해 28.8%로 3~4개월 미만보다 감소 폭이 크다. 이는 출산 휴가 기간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리고 모유수유의 우수성을 재차 강조했다.

"모유는 영유아의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가장 이상적인 식품이며 영양학적, 면역학적, 감염학적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인공수유보다 우수한 식품이다. 이에 모유수유는 아기의 영양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모유수유가 수유여성에게는 물론 아이에게도 좋다는 사실을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많은 여성이 규제와 교육 부족, 모유수유 문화 결여 등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에 모유수유실천을 지지하는 법령, 규정 등의 제도가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김윤미 가천대 간호학과 교수는 ‘생존, 건강복지’라는 주제를 다뤘다.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들이 직장에 복직하거나 취업을 하면서 모유수유를 중단한다.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지만, 직장 내 착유 시설이나 동료들의 협조, 회사의 지원 정책이 부족하므로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유니세프는 직원들이 복직한 후에도 모유수유를 계속할 수 있도록 모유수유를 지원하는 시설과 정책을 구비하고 지원하는 기업을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로 임명하고 있다. 현재 유니세프는 10단계의 꼼꼼한 심사를 통해 해당 기업을 선정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2016년 08월 현재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로 선정된 전국 29개 사업장명을 밝혔다.

또한, 모유수유의 경제적 이득을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유니세프 영유아섭식 국제전략에서 모유수유 프로그램을 214개국에서 시행할 때 출생아 1명당 130달러의 비용을 예상했다. 하지만 모유수유율의 증가시키고 지속시키는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이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유수유는 어머니의 유방암, 난소암 위험을 감소시키고 아동의 급·만성 질병과 위험도 낮춘다”며 모유수유 시행 시 건강·복지 측면의 유익함을 강조했다.

김재옥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모유수유는 아기와 산모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모유수유는 환경적으로 안전하고 공해, 포장, 쓰레기가 없는 자연적 식품이며 온실가스 배출 염려도 없어 현재 전 세계적 트렌드인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돕는다.

분유 생산과 소비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문제가 있다"며 즉 분유수유가 기후변화를 일으켜 세계의 기온상승을 유발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가에서 분유 소비로 인한 탄소발자국을 계량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 6개국에서 매년 72만450톤의 분유가 판매되고 약 29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발생한다. 이는 자동차가 112억6500만km를 운전하는 것 또는 103만 톤의 쓰레기와 맞먹는 양이다. 이에 지속가능발전목표(SDG)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정부가 모유수유를 권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화여대 이자형 명예교수는 모유수유에 대한 정보 부족과 지역사회 지원 미비를 지적, 국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인지, 모든 보건 프로그램에 모유수유 프로그램 포함, 관련 법규 확보 등의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유 대체품인 분유의 적극적인 판매도 모유수유 확대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국내외 기간과도 지속적으로 협조하고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8대 한국모유수유넷 홍보대사로는 4남 1녀를 모유로 양육한 백현경 바이올리니스트가 선정됐다. 백현경씨는 5자녀 모두 모유수유로 양육했고 2017년 1월 출산 예정인 여섯째 자녀도 모유수유를 할 계획임을 밝혔다.

백현경씨는 “첫째보다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로 갈수록 젖 먹이기가 수월해지고 아이와의 교감도 더없이 좋아졌다"며 "잉태와 출산의 기쁨도 크지만, 수유를 통해 얻은 아이와의 밀착감, 소통 관계는 어머니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또한, 이날 열린 위촉식에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정승 전 식약처장, 김재옥 IBFAN Asia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유의 장점을 인정, 생후 6개월까지 영아의 영양을 위해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12~24개월까지 모유수유를 지속하면서 보충식을 먹이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