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과 난민 문제, 터키 쿠데타 상황 논의 차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독일 베를린을 찾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메이 총리의 이번 독일 방문은 총리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그가 취임과 동시에 같은 여성 리더인 메르켈 총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영국과 독일은 물론 여러 외신들로부터 높은 큰 관심을 받았다.

테레사 메이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만남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메르켈이 메이에게 숨 쉴 공간을 주었다”고 표현했다. 브렉시트 결정 후 유럽연합 탈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메이 총리가 독일에서 저자세 외교로 실리를 챙겼고,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실질적 리더로서 위용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공동 기자회견 당시 메리 총리가 “합리적이고 질서 정연한 EU 탈퇴 계획을 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안에는 탈퇴 조항을 담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메르켈 총리 역시 “영국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해할 만한 부분”이라고 언급한 것.

소위 말하는 ‘소프트 브렉시트’(점진적인 영국의 EU 탈퇴)에 댜햐 양측이 의견 일치를 본 것이다.

또한 메이 총리는 “독일은 핵심적인 파트너이고 특별한 친구”라고 상대를 치켜 세운 뒤, 메르켈의 첫인상에 대해 “우리는 영국과 독일 국민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안겨주고 싶은 두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브렉시트 발동의 구체적인 시기 및 이 같은 결정의 직접적 계기가 됐던 유럽 내 현안에 있어서는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주며 날선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메이 총리가 “영국 사람들은 EU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고 싶어 한다”며 EU가 내세우는 난민수용 정책에 난색을 표하자, 메르켈 총리가 “그럴 경우 단일 시장에 접근하는 데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즉각적인 EU 탈퇴의 어려움을 이해한다 밝히면서도 “영국 국민과 EU 회원국 모두 어정쩡한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탈퇴 협상을 계속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메리 총리가 브렉시트 찬성파를 새 내각에 다수 배치하고 자국 이익만을 수차례 강조한 것에 대해 “영국이 체리피킹(가장 맛있는 부분만 먹는 것)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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