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약·폼클렌징 등에 사용돼 온 ‘트리클로산’의 국내 허용 기준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정부의 뒤늦은 대처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또한 업계 및 소비자단체 중심으로는 해당 성분이 들어간 기존 제품들의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가습기 살균제 파문 이후 높아진 유해 화학성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고려, 일반 생활용품에 자주 사용돼 온 ‘트리클로산’의 허용 기준치을 조정키로 했다.

‘트리클로산’은 치주질환예방이나 입냄새 제거 효과는 물론 향균제 보존제로서 비누·치약·구강청결제 등 건강관리 제품에 주로 사용돼 온 화학성분이나, 최근 실시된 여러 연구를 통해 과잉 노출시 간 섬유화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당 성분의 사용을 자제해 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4년 국정감사에서 ‘트리클로산’의 유해성 논란이 제기됐음에도, 허용기준(0.3% 이하) 안에서 사용에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트리클로산의 허용기준을 ‘0.3% 이하’에서 ‘금지’로 변경키로 하고 연말부터 적용할 방침”이라 밝혔다.

기존 허용치 내 사용에 있어서는 “위해성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도, “타 제품과의 누적 노출을 고려해 구강제품에 한해 아예 사용금지토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식약처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서 판매되는 2000여개 치약·폼클렌저 중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64개에 달했다.

그리고 이들 제품 모두 당시 법적 기준치는 위배하진 않았으나, 정부가 새로 정한 기준에 따르면 누적 노출의 위험에 따라 사용자체가 불가능한 성분들로 만들어진 제품에 해당한다.

식약처의 ‘트리클로산’ 허용 기준 강화 움직임 관련 업계 및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뒤늦은 대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리클로산’ 들어간 기존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트리클로산’이 들어간 제품들의 현 유통상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트리클로산’ 성분 함유가 확인된 제품 대부분은 리뉴얼 또는 단종된 상태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작년까지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논란이 된 64개 제품 중 한국콜마 제품은 폼클렌징 10개·치약 1개 등 총 11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리클로산이 들어간 제품 중 3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단종된 상태”라며 “생산 중인 제품 또한 해당 거래처와 협의를 통해 리뉴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제품은 모두 엄격한 유럽기준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제품 자체의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트리클로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고려해 해당 성분은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뺐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3개 제품명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 등 중심으로는 “트리클로산의 위해성을 정부차원에서 인정한 만큼, 치약이나 폼클렌징 같은 데일리 제품 선택 시 전성분 확인 등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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