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 주요 생명보험사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의 감독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21일 생명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미지급 재해사망특약 자살보험금 2179억원은 종신보험에 부가된 일부분에 불과하며 숨겨진 금액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종신보험 뿐만 아니라 연금보험, 건강보험, 상해보험에 포함된 재해사망특약도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살보험금에서 문제가 되는 재해사망특약은 2002년 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판매된 상품이다. 당시 생명보험사들은 재해사망특약 상품 약관에 '가입 2년 뒤 자살하는 경우에도 특약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했다가 이후에 "자살은 재해가 아니고 약관 작성에 실수가 있었다"며 재해사망특약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각 회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관련 미지급 보험금은 지난 2월26일 기준으로 2980건, 2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소멸시효(2년)가 지난 계약은 2314건(78%), 2003억원(81%)에 달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미지급금은 ING생명이 815억원(561건)으로 가장 많고, 삼성생명 607억원(877건), 교보생명 265억원(338건), 동부생명 140억원(119건), 알리안츠생명 137억원(137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금소연은 생보업계 시장점유율 30~40%를 차지하는 삼성생명의 미지급금 규모가 ING생명보다 적은 적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삼성생명의 미지급금 규모가 5000~6000억원이 넘을 것을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금소연은 현재 문제가 되는 종신보험 이외에 연금보험, 건강보험, 상해보험 등에도 의무부가 특약 이나 독립특약(임의부가)으로 거의 전 생보사가 해당 상품을 판매했지만 금감원 보고시에 누락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빅3가 기를 쓰고 소멸시효를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것은 시효를 무시하고 전수 지급할 경우 회사당 수천억원이 넘는 보험금액을 지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며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에 검사인력을 파견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미지급보험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미급지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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