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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가습기살균제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황사와 미세먼지 대안으로 많이들 찾고 있는 가정용 공기청정기 필터에도 가습기살균제 논란 때와 유사한 독성물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15일 MBC 보도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5종류의 공기청정기 중 W사와 C사 2개 제품에서 애경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쓰인 CMIT 계열의 OIT가 검출됐다.

OIT는 지난 2014년 환경부로부터 유독물질로 지정된 인체 유해성분이다. 단 이 물질을 흡입했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선 아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환경부는 시중에 출시된 공기청정기 중 일부 제품을 수거해 제품 사용시 OIT 독성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분 유해성이 확인되기 전 생활화학제품 안전검증위원회를 열어 OIT가 포함된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판매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OIT 성분이 검출된 W사와 C사를 공개하라”며 시중 공기청정기 전 제품에 대해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공기청정기 안전성에 대한 정부 조사가 언제 마무리 될지 모른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 중이다.

공기청정기에 독성물질?

OIT성분은 공기청정기 필터에 균을 증식하지 못하게 하는 항균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 업체마다 공기청정기를 선전하며 ‘항균작용’을 강조할 만큼, OIT성분이 아니더라도 항균을 위해 이와 유사한 성분 사용이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필터에 사용하고 있는 성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는 국내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대부분이 “확인 중이다,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A업체 관계자의 경우 “이번 독성물질 검출은 검출됐다는 사실보다는 흡입 시 유해성 유무가 관건이 될 것 같다”며 “환경부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 자체적으로도 안전성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B업체 관계자는 “자사의 제품에 들어간 모든 성분을 말할 순 없지만 화학물관리법에 따라 유독한 화학물질은 들어가지 않았다”며 "다만 그간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던 만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기청정기의 구조가 필터에 코팅이 되어 있더라도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주는 헤파필터가 같이 붙어있다"며 "이에 따라 만약 유해성분이 있다하더라도 헤파필터를 통과할 때 유해성분이 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해물질이 공기청정기 필터에 사용됐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들 업체들이 그동안 이와 관련된 유해성 검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렇다 보니 ‘공기청정기 자체가 안전한 게 맞는 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자 김모씨는 “OIT물질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공기청정기에 많은 화학물질이 들어갈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성분을 공개하든지 안전성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게 우선 아니냐”며 “공기청정기에서 유독물질이 검출되고서야, 흡입했을 때 안전성 유무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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