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이동통신사의 허술한 본인 확인 절차에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자사 이용자가 아닌 A씨의 은행계좌에서 통신요금 명목으로 55만원을 인출해간 사실이 7일 언론에 공개됐다. LG유플러스 실제 이용자인 B씨가 A씨를 사칭하며 A씨의 계좌에서 통신요금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하자 생년월일과 계좌번호만을 확인 한 뒤 돈을 빼간 것이다.

앞서 B씨는 A씨를 인터넷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 만났다. A씨가 올린 판매 글에 구매의사를 밝히며 계좌번호를 주고받은 이후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 등 SNS계정을 통해 A씨의 생년월일을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달 31일 인천 남부경찰서는 다른 사람 계좌에서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요금을 결제한 20대 남성 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이통사 콜센터에 전화해 타인 명의의 계좌를 통신요금 결제창구로 설정하고 13명의 계좌에서 1940만원 상당의 체납 통신요금(소액결제 포함)이 인출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통신요금이 결제된 뒤 콜센터에 다시 전화해 결제가 잘못되었다며 본인 명의의 계좌로 410만원을 환급받고, 이를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역시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려놓은 사람들에게 구매의사를 나타내며 접근해 계좌번호를 알아내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가린 신분증을 요구해 생년월일을 알아낸 뒤 손쉽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LG유플러스와 KT 등 이통사들이 요금 결제수단 지정 시 예금주의 계좌번호와 생년월일 정보만 확인하면 별도의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은 일부 이통사의 통신요금 결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허점을 이용해 비슷한 범행이 더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해당 이통사에 대응 조치를 권고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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