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에어아시아 인스타그램 캡쳐>

[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항공사가 누리꾼 인기투표로 한국인 승무원을 선발하는 채용방식을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는 지난 20일 국내 누리꾼이 승무원 채용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오디션 형식의 특별채용을 시작했다. 앞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은 지난 17일 서강대에서 열린 '에어아시아 드림 토크 콘서트'에서 “오디션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한국인 승무원을 뽑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용방식은 지원자들이 1분짜리 자기소개와 기내 안내방송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보내면 회사 측이 이들 동영상을 네이버 TV캐스트 채널에 올려 공개하고, 이후 누리꾼 투표를 거쳐 최종 면접에 참가할 승무원 후보자를 선발하게 된다.

오디션 기간 동안 영상에 대한 저작권과 지원자에 대한 초상권은 에어아시아에 귀속되며, 선발된 후보자들은 최종 면접에 앞서 토익 점수 등을 기록한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근 취업시장에서 오디션 채용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탈스펙' 전형으로 스펙 대신 오디션을 보는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에어아시아의 경우 오디션에서 선발되면 지원서를 따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경우와 구분된다.

또한 인기투표 방식을 도입해 승무원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논란까지 가중됐다. 누리꾼이 동영상만 보고 인기투표를 하는 방식은 당연히 승무원의 자질보다는 외모나 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 “국내 항공사에선 유사사례조차 없는 일”이라며 “해당 오디션이 전체 채용과정 중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 아니라 1차단계가 득표율로 갈리는 만큼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승무원의 역할이 기내서비스 제공만이 아니지 않나. 유사시 안전수행능력이 채용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영상에서 다루기 어렵다”며 “정작 뽑혀야 할 우수인력이 초반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승객들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에어아시아 관계자는 "이번 특별채용의 취지는 취업준비생을 위해 색다른 채용을 시도하는 데 있으며, 승무원을 외모나 끼만 보고 선발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기투표 결과는 참고 자료일 뿐 승무원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면 표를 많이 받은 지원자라도 추후 서류와 최종 면접 단계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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