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카드 이용대금을 일부만 결제, 다음달로 넘기는 리볼빙 서비스를 카드사가 정확한 고지 없이 가입을 유도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고 있다.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하는 서비스이지만 고객이 가입 사실을 모르거나, 설명보다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고객이 지고있다는 지적이다.

‘리볼빙 서비스’란 신용카드 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되고, 이월대금에 대해서 소정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결제 방식이다. 공식명칭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지만 통칭 리볼빙이라 불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400만원의 금액을 신용카드를 통해 지출했으나, 대금 지불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일정의 수수료를 낸 뒤 1/10에 해당하는 40만원만 납부하고, 잔여금인 360만원은 내달로 이월하는 형식이다. 카드 대금 연체로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위험을 막을 수 있지만, 이 서비스를 고객에게 안내하는 과정에서 불건전 영업행위가 빈번한 분야로 꼽힌다.

리볼빙 과정에서 고객이 납부해야하는 이자에 대해서 제대로 고지하지 않거나, 통장에 충분한 금액이 있음에도 카드사가 일부분만 정산해 이자를 물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높은 금리를 가지고 카드사들이 이자놀이를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사들의 리볼빙 최고금리는 평균 25%를 윗돌고 있다. 하나카드는 리볼빙에 대해 26.5%의 금리를 설정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취하고 있다. 예·적금에 대해서는 1~2%대의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비해, 10배가 넘는 고금리이기 때문에 고객의 정확한 이해 후 가입이 이뤄져야 함에도 위험성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하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4년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리볼빙 관련 상담사례 380건을 불만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신청하지 않은 리볼빙 가입’이 117건으로 30.8%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리볼빙 상품에 대한 설명 미흡’이 104건(27.4%), 결제 수수료 과다 청구‘가 63건(16.6%), ’일방적인 결제 수수료율 변경‘(2.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한·국민·삼성·현대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를 대상으로 영업실태를 점검한 결과에서도 리볼빙 불완전 판매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또한 불완전판매와 불법 채권추심으로 민원이 발생해 금감원이 제재조치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징계 대상과 여부도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위반 내용을 보고 징계 수위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리볼빙에 가입돼 있다면 즉시 녹취록 등 입증자료를 확인, 가입취소를 요구해야한다”며 “리볼빙은 대금 유예가 아닌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지급을 연기하는 일종의 대출 서비스이므로 변제계획,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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