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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닛산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파문이 불거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단체 소송을 준비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국내 판매 중인 경유차 20개 차종을 조사한 결과, 한국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시카이`의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흡기온도 35도에서 작동이 멈추도록 설정된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EGR은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로, 2010년 이후 출시된 차량에 장착돼 있다.

환경부의 이번 조사는 20개 차종을 대상으로 각각 3000㎞ 길들이기 주행을 실시한 후 실내 인증 시험 모드, 고속도로와 도심·교외 도로를 달리는 실도로 조건 주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캐시카이의 경우 실내 및 실외 배기가스 검사 중 정상 조건에서도 EGR이 작동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됐다.

환경부는 소명기간 안에 해명 사항이 없으면 일정대로 처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닛산에 3억3000만원 과징금과 판매정지명령, 이미 판매된 814대에 대한 전량 리콜 명령을 예고했다. 그리고 캐시카이에 대한 인증 취소와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에 대한 형사고발도 이뤄질 예정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한국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배기가스 시험 과정 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번 사태에 국내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법무법인 바른은 캐시카이 소유주를 모아 한국닛산,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조만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단체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바른은 소송을 신청한 5명과 소송 방향에 대해 협의 중이다. 소송단은 내주 중으로 한국닛산에 캐시카이 구입 대금과 지불한 연간 이자에 대한 반환을 요구할 방침이다.

문제가 확산되자 한국닛산도 해명에 나섰다. 엔진룸 내 흡기 파이프의 재질이 고무인 까닭에 녹는 현상을 방지하려고 온도를 35도로 설정한 것뿐이라며 해당 장치를 50~60도에서 끄는 것은 괜찮고 35도에서 끄는 것은 조작이라는 기준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내 기준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는 EU(유럽연합) 규제기관들로부터 해당 차량에 대해 EGR 조작·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받은 바 있는 만큼 향후 조정기간 동안 소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단체소송에 대해서는 환경부와 조정에 실패할 경우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뢰 잃은 디젤차 시장, 친환경차가 대체하나

지난해 폭스바겐사태 이후 각종 프로모션으로 유지돼 왔던 디젤차 수요가 이번 닛산사태로 더 위축될 것으로 예측돼 디젤 시장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 수요는 꾸준히 감소해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비중은 63.5%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8% 포인트 줄었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디젤 차량 비중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68.4%에서 67.4%로 감소했다.

반면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5%로 높아졌고 판매량도 40% 가까이 늘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 1394대를 기록, 전년보다 106% 늘었고 전기차는 지난해와 비슷한 20대가 판매됐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서 7.9%로 두 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발맞춰 국산차 시장도 친환경차 모델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4월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2440대 판매하며 선전했고, 현대차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각각 1309대, 1233대 판매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한 호실적을 거뒀다.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EV도 90대 판매량을 기록해 전월보다 40대 늘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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