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정부가 부모와 아이의 수요를 감안한 맞춤형 보육을 7월부터 시행한다.

현재 0~2세의 모든 아동을 하루 최대 12시간까지 무상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를 실질적인 보육 수요에 맞춰 취업주부에게는 종일반을 이용하도록 하고 전업주부는 맞춤반을 이용하도록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7월부터 0~2세 영유아를 둔 전업주부는 7시간 가량만 무상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맞춤형 보육은 맞벌이 등으로 오랜 시간 보육이 필요한 부모와 아이는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7시간 가량의 맞춤반(오전9시~오후 3시, 긴급바우처 15시간)을 이용하게 하는 정책이다.

자영업자나 농어업인의 경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확인서나 등록 증명서 등 서류를 복지포털 사이트인 복지로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단 임금근로자의 경우 전일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주 15시간 이상 근로를 하면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프리랜서와 일용직 근로자 등 증빙서류 제출이 어려운 부모는 근로형태, 고용기간 및 종일반 필요사유 등을 작성하면 지자체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한 수 종일반 이용 여부를 결정한다.

또 전업주부이지만 구직중이거나 학교 재학, 임신 중, 질병 및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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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이나 취업 준비 중임을 인정받으려면 구직 급여를 받고 있거나 정부 지원 직업훈련 시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거나, 지자체장 또는 고용센터장 명의로 발급하는 구직 등록확인증 등을 제출하면 된다. 반대로 종일반을 이용하던 맞벌이 부부가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맞춤반으로 전환된다.

3명 이상의 다자녀 가구, 조부모와 손자녀로 구성된 가정, 한부모 가구, 저소득층 가구 등도 종일반 이용이 가능하다.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근로 취약 계층은 원칙적으로 재직증명서, 4대 보험 가입정보, 일용직 급여명세서와 같은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의 경우에도 위탁 계약서, 사업소득 원천 징수 영수증 등을 제출할 수 있다.

일용직 근로자, 프리랜서, 노점 상인 등 근로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서류제출이 어려운 경우와 가족관계 등록부 상으로 확인은 어려우나 사실상 한부모가구 혹은 조손 가구 등에 해당하는 경우 등에 한해 자기 기술서를 제출하면 현장 확인 후 종일반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부모 중 일방이 사업체를 운영하고 배우자가 그 사업체에서 무급가족종사자로 종사하는 경우에도 종일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영업을 하는 주부의 경우 사업자 등록증명원과 함께 소득금액증명원 또는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원을 제출하면 취업사유(자영업)를 인정받을 수 있다.

무급가족 종사자임을 증빙할 수 있는 통용되는 서식이 없더라도 종일반 자격인정 자기 기술서에 근로 형태 등에 관해 상세히 작성해 제출하면 사실관계 확인 후 취업 사유(무급가족종사자)로 증명되도록 했다.

아버지가 농업인이고 어머니도 일손을 돕는 농어업인 가정인 경우에는 부 또는 모 일방이 농업인 혹은 어업인임을 증빙하변 종일반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농어업은 생산방식이 주로 가구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 또는 모 일방이 농업인 확인서를 제출하거나 농업 경영체 등록 증명서를 제출하는 경우 맞벌이 가구로 인정한다.

만약 맞춤반 외에 추가 이용이 필요한 전업주부는 1시간당 40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15시간의 긴급보육바우처는 병원 이용 등 갑작스런 사유로 추가적인 보육서비스 필요 시 사용할 수 있으며 미사용 시 연말까지 이월된다.

 자동 통보 대상 아닌 자는 종일반 보육료 자격 신청 해야 

종일반 이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종일반 보육료 자격 신청을 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1차적으로 행복e음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종일반 대상 아동을 다음 달 10일까지 판정할 계획이다.

종일반으로 판정된 아동에게는 종일반 확정 통지서가 다음달 19일까지 송부된다. 다음 달 20일 이후 어린이집을 새로 이용하거나 자동 종일반 자격 통보 대상에 해당되지 않은 부모는 6월 24일까지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나 복지로(www.bokjiro.go.kr)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증빙서류를 구비해 종일반 보육로 자격을 신청해야 한다.

만약 종일반 자격이 상실됐는데도 변경 신청을 하지 않거나 종일반 이용을 위해 필요한 증빙서류를 허위로 제출하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기존 어린이집 이용 현황 고려해 설계

정부의 이번 맞춤반 서비스의 이용시간 구분은 기존 어린이집 이용현황을 고려해 설계됐다.

2014년 기준으로 어린이집의 평균이용시간은 7시간 21분이었다. 이중 취업모는 8시간 15분, 미취업모는 6시간42분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보 등을 활용해 5월 10일까지 종일반 대상 아동을 일차로 판정하고 5월 11~19일에 종일반 확정 통지서를 보낼 계획이다.

부모 양측 모두 직장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에 가입된 맞벌이 가구나 다자녀 가구, 저소득층, 가족 중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는 가구 등이 해당된다.

확정 통지서를 받은 가구는 별도의 보육료 자격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 통보 대상에 해당하지 않거나 5월 20일 이후 새롭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가구는 6월 24일까지 거주지 읍면도 주민센터나 복지로 사이트에 신청해야 한다.

보육료 자격 신청기간인 5월 20일에서 6월 24일까지 종일반 보육료 자격을 신청하지 않으면 7월 1일자로 자동 맞춤반 자격이 부여된다.

다만 보육료 자격 신청 기간 동안 해외 방문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육료 자격 신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지자체에 신청하지 못한 사유에 대해 소명하면 예외적으로 7월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영유아 보육 국가완전 책임제는 물 건너가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의 0~5세 영유아 보육의 국가완전 책임제 실현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2013년 3월 부모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보육료 또는 양육 수당을 일괄 지원하는 무상보육을 도입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2015년 약 150만명)은 보육료, 가정에서 양육하는 아동(2015년 약 101만명)에게는 양육 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앞서 국회는 2011년 12월 여야 지도부 합의로 0~2세 무상보육, 5세 누리과정 예산을 확정했고 이듬해 정부는 2013년부터 3~4세에도 무상보육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는 부모와 아이의 보육 필요에 따라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 맞춤형 보육 체제로 다시 재편하게 된 것이다.

절감된 예산은 보육교사 처우개선과 보육단가 인상 등의 질 개선에 편성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어린이집연합회 맞춤형 보육 시행 유보 촉구
 
6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총련)는 맞춤형 보육사업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한총련은 “오는 7월 맞춤형 보육사업 전면시행에 앞서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현장 관게자들과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어린이집의 경우 종일반을 12시간 운영해야 한다. 8시간 이후에는 교사들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맞춤형 보육 시행 시 교사가 하루에 두 번 원아들의 등 하원 지도를 해야 하고 종일반 청소 등 기타 업무도 맡아야 한다. 교사가  교육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빼앗기면 아이들과의 애착 형성에도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정관진 한총련 회장은 “올해 하반기 시행으로 예정된 맞춤형 보육사업을 내년으로 연기하고 8시간 근무를 초과한 4시간에 대해서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거나 보조교사로 충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 한총련은 여야 3당에 맞춤형 보육사업과 관련해 어린이집 운영시간 개편, 보육료 인상, 교직원 처우개선, 누리과정 안정화 방안 등에 관한 공약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 주부는 “맞춤형 무상보육으로의 전환은 취업을 한 주부와 전업주부에게 맞춤식의 보육 방식을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일괄 무상보육의 혜택을 누려오던 전업주부나 어린이집 관계자들에게 수년간 받아오던 정책의 혜택을 갑자기 못받게 하는 건 너무 하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또 “처음부터 무상보육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 수년간 무상보육을 받게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다시 맞춤형 무상보육으로 바뀌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다. 아이를 기르는 상태에서 갖춰야 할 서류도 많고 서류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건 여간 번거러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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