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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회복, 동물심리치료사의 교훈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6.04.20 10:34

[여성소비자신문]우리 국민들은 많이 아프다. ‘아프니까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인들 아픔이 없었으리 요마는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의 아픔은 가혹할 정도이다.

이번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통해 그 아픔의 주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여실히 알게 되었다. 북한의 핵위협, 경제의 침체, 증가하는 청년실업과 각가지 폭력 등, 어둡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희망과 격려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이번 선거는 더욱 크나큰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었다.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당 대표의 의견을 “바보 같은 소리”로 치부하는 ‘불통’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신자’로 낙인찍어 제거하려는 흑백논리 앞에 국민들은 상처받고 힘들다.

참는 것은 무능한 소치이며, 겸손은 약자의 자위행위 쯤으로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 정권을 쥔 권력자들과 돈을 거머쥔 재벌들의 가치기준이며 행동양식이 되어버린 듯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나와 내편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마다않는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탐욕과 오만불손을 생중계로 보면서 어찌 가슴앓이를 하지 않은 국민이 있었겠는가.

그 후 진정어린 회개나 참회보다는 온갖 감언이설과 허황된 미사여구에 더해 이를 패러디로 만들어 광고하는 뻔뻔스러움에 치를 떠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이었겠는가.

어떤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는 특정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약속한 정계은퇴 선거유세발언이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얼버무리는 등 식언이 난무하는 이 땅에서 어떻게 서로간의 신뢰, 존중, 책임감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상처받은 기성세대의 아픔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헬조선’, ‘수저론’으로 힘들어 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안겨준 답답함, 실망, 좌절과 분노에서 오는 아픔은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시켜 줄 것인가?

가장 희망과 행복이 가득해야 할 우리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현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어느 교수의 책이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을까.

젊은이들이 이러 할진데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들의 아픔은 어떠한지는 우리나라 자살률이 잘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 연간 자살자 수가 중동의 전쟁지역 국가의 전사자 수 보다 높은 1만4000명 이상으로 하루 평균 약 40명에 이르러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인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80명 이상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평균의 두 배라고 한다.

게다가 한 개인의 아픔이 때로는 도로상의 운전폭력은 물론 이유 없는 묻지마 폭행이나 집단살인의 폭력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파오고’,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에 익숙하지 못하며 나홀로족이 날로 늘어가는 우리사회가 아닌가,

게다가 정신적인 이유로 병원 문턱 밟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우리 문화에서 내면화 되어가는 우리 아픔은 더욱 큰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다행히 이처럼 내면화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각종 매개체가 등장하면서 치유와 회복 즉, 힐링(healing)이 화두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종교, 여행, 음악, 미술, 원예, 애완동물, 인형 등, 매개체를 활용하여 지난날의 상처나, 분노, 피해의식, 절망감 등을 치유 받고자 한다.

치유효과는 아픔의 원인이나 정도 그리고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모든 힐링의 기본은 소통을 통한 믿음의 회복에 있다. 이런 점에서 동물소통사(animal communicator)들의 동물심리치료 기술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길가에 버려진 유기견이나 고양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반려동물이나 애완동물조차도 가족 중에 특정한 누구에게는 심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보이거나 때로는 이상행동을 보인다. 이는 곧 말을 할 수 없는 동물의 마음이 상처받고 아프다는 증거이다.

이 때문에 서로 소통이 안 되는 불통의 관계는 점차 악화되어 동물에게 증오감으로 남게 되고, 이것이 동물에게 아픔이 되어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같이 생활하는 보호자나 관리자들도 불편하고 힘들다.

이러한 동물들과 정신적인 교감과 소통으로서 동물의 아픔을 치유하고 건강과 관계회복을 가져오는 것이 동물심리치료사의 역할이다.

즉, 동물들과 인간의 언어가 아닌 마음과 표정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며 동물의 내면세계를 읽는 기술을 활용한다.

이와 같은 동물과의 소통은 초감각적인 지각 즉, 텔레파시(telpathy)를 통한 영매대화에 의해서 더욱 잘 이루어진다고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우리나라에 와서 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는 개, 고양이, 말들과 교감을 하고 이 동물들의 치료와 회복을 보여준 하이디(Heide Wright)를 비롯하여 백여 명 이상의 동물심리치료사들이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두 분의 동물소통사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동물들과 소통하는 장면을 보면 마치 점쟁이를 보는듯하지만 기본원리는 동물행동심리학을 활용하며, 사람들 간의 소통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첫째는 동물에 대한 사랑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그 개체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있어야 한다. 애완견과의 영매교감 능력이 없다하더라도 처음 보는 개를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손짓을 하면 상대방도 경계심을 풀고 다가오는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동물소통사 호슬리(Pea Horsley)에 의하면 동물과의 교감은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직감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말 못하는 동물도 직감으로 사랑을 표현하면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뇌파인 세타파(theta wave)가 동물에게 사랑의 감정을 전달하게 된다. 하물며 인간은 어떠하랴.

같이 살며 일하는 친구와 동지들간에 미움과 불신이 있다면 소통은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렵다.

두 번째는 동물의 표현 및 행동양식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동물소통사인 하이디가 사람에 대해 혐오감을 보이는 고양이와 눈을 맞추고 같이 껌벅이는 것을 보았다.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고양이의 아픔은 치료되고 주인에게 다가오는 관계의 회복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 지도자들이 상대방의 진정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먼저 소통의 의향을 보임으로서 서로간의 치유와 회복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 바란다.

세 번째는 인내심을 갖고 동물의 반응을 기다리고 경청하며 존중하는 것이다. 우리문화의 특징 가운데 장점이면서 단점이 바로 ‘빨리빨리 문화’이다.

인내심의 결핍은 다른 면에서 보면 전략적 사고의 결핍에서 온다. 좀 더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 전략이 수립되었더라면 공천을 위한 난장판이 벌어지지 않고도 우리의 아픔을 치료하는데 유능한 지도자 선발이 이루어졌으리라.

어린애로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우리 국민들이 안고 있는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동물 소통사들의 동물심리치료가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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