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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법원의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제 해석의 문제점은지식협동조합 좋은 나라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6.03.07 14:40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공직담당 적격을 검증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그 적격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은 광범위하게 표현이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 허위사실공표죄와 이에 대한 판례는 학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즉 대법원이 허위의 인식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고, 대부분의 판례가 의혹을 제기한 경우 공표사실의 확정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고 상당한 근거에 의해 의혹을 제기한 경우도 의혹의 존재가 아니라 의혹의 내용까지 피고인이 확인할 의무를 지운 것은 부당하고 고의 판단의 기준으로 위법성인식의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상담과 조회의 하나인 사실확인의무를 부과하며, 위법성조각사유의 진실성 판단과 구성요건의 허위성판단을 동시에 함으로써 사실상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있다.

또 일본 판례와 같이 위법성조각 판단에서 사용하는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결과적으로 고의를 판단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리 입법과 다른 구조를 가진 일본 판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와 같은 대법원의 태도는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상호간 의혹제기나 공적 인물에 대한 의혹 사실 제기에 대한 처벌은 공직적격자인가에 대한 검증 차원은 물론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도 문제이므로 판례가 변경되거나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언론의 자유로 대변되는 표현의 자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므로 선거과정에서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공직담당 적격을 검증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그 적격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에게 위법이나 부도덕함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한 공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은 광범위하게 표현이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 허위사실공표죄와 이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례는 학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즉 진실과 허위의 개념은 자연과학에서조차 잠정적이기 때문에 허위라고 생각되었던 것이 후에 진실이 될 수 있고,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허위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상호간 의혹제기나 공적 인물에 대한 의혹 사실 제기에 대한 처벌은 공직적격자인가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는 물론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그 허위성 판단이나 허위성에 대한 인식 판단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대법원이 비록 허위사실을 공표하여 제기한 의혹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허위성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발표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못한다고 하고 있지만 다음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실제 적용되기가 쉽지 않다.

이하에서는 우리 대법원 판례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공표사실의 확정의 문제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말하는‘사실’이란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

그 진술이 참이나 거짓이냐가 증명가능하면 사실이고 그렇지 않으면 의견이다. 그런데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묘사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진술들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고 증명하기 위한 주장이 없는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

즉 보고(report), 기술(description)의 경우나 해설(expository statements)하는 진술은 그 내용인 상황이나 사건이 증명의 대상이므로 사건이나 상황의 존재가 사실이 될 수 있으나 진술자의 주장은 없어 증명의 대상인 주장의 진술내용이 없다.

따라서 그 주장이 허위냐 참이냐를 증명할 수 없어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상황이나 사건의 존재 근거를 가지고 어떤 주장의 내용을 증명하거나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진술자의 주장으로 보아 사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평서문의 경우에만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주장 내용이 없거나 주장 자체가 명령문, 의문문, 감탄문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증명의 대상은 진술자의 주장이 아니라 그 내용인 상황이나 사건의 존재이다.

따라서 증명의 대상을 확정하기 위해 공표사실이 보고적, 기술적, 해설적 진술이냐 주장 자체가 증명의 대상인 진술이냐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 조희연 교육감 사건을 예를 들면, 피고인이 2차로 공표한 ‘고승덕이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었다.’와 달리 1차 공표한 ‘고승덕이 영주권을 보유하였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은 일종의 보고나 해설이라고 볼 수 있다.

고승덕이 영주권을 보유하였다는 의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주장함으로써 고승덕이 영주권을 보유하였다는 공표사실을 암시하였더라도 보고나 해설 외 피고인의 주장의 진술내용은 없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증명의 대상은 ‘보유의혹의 존재 상황’이지 그 내용인 ‘고승덕의 영주권 보유 여부’가 아니라는 것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취지이고 타당하다.

이와 같이 공표사실이 무엇인가는 허위성의 입증 대상과 책임에도 큰 차이가 있지만 더 나아가 고의의 유무나 위법성의 인식의 유무에 있어서 대법원이 판단자료의 하나로 삼는 사실확인의무의 유무나 정도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입증의 대상과 입증책임

지금까지 우리 대법원은 위 고등법원 판결과 달리 공표사실의 확정 대상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대법원은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검사가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것이 필요하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할 수는 없지만, 한편 (허위사실공표죄에 있어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해, 이때 의혹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진다고 할 것이다.

따아서 그러한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달리 그 의혹사실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허위사실의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인 반면, 제시된 소명자료 등에 의해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이를 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했다.

그 후 대법원은 '검사는 제시된 그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입증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 때 제시해야 할 소명자료는 위의 법리에 비추어 단순히 소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허위성에 관한 검사의 입증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은 갖추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소명자료의 제시가 없거나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나아갔다.

이에 대해 피고인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지우고, 검사에게는 단순히 탄핵의 방법으로 허위를 증명하도록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위 판례를 필자의 견해에 맞추어 선해하면 조희연 사건의 항소심 판결과 반드시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피고인이 제출한 소명자료의 ‘존재’에 대한 신빙성이 증거조사 결과에 의해 탄핵되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허위사실 공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위 판결을 읽어야 한다.

즉 A와 B를 대구로 읽는다면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소명자료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명자료를 제시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존재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로 해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갑자기 B에 와서 소명자료 내용의 진실성에 대한 신빙성이 탄핵된 때로 읽는다면 위 판결문 앞 부분에서 설시한 ‘소문을 제시’하는 것과 소명자료(의 내용)가 ‘구체성’을 갖출 것이 대응하지 못하고, 소명자료 내용의 진실성까지 검사가 아닌 피고인에게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무죄추정원칙에 명백히 반하며 진실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다른 대법원 판결 등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일본 판례는 위와 같은 사건에서 의혹의 존재가 아니라 진술내용의 진실성이 입증대상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본 판례는 다음에서 검토하는 바와 같이 검사가 입증책임이 있는 구성요건요소인 허위성인식의 입증이 아니라 위법성조각사유인 진실성 입증에 대한 판례이고, 그 진실성 입증책임은 피고인에게 있다는 것이 일본 판례이다.

진실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우리 판례14)와 통설 및 일본 판례의 취지를 고려하면 조희연 사건 항소심의 판단과 같이 그 내용의 진실성 입증은 피고인이 아니라 입증책임이 있는 검사에게 있다고 할 수 있고 피고인은 그 존재만 입증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공표사실이 허위사실인가에 대한 인식-미필적 고의 포함 여부
대법원 판례

공표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인식도 고의의 내용에 포함되는데 다른 구성요건요소에 대한 고의와 마찬가지로 여기의 고의에도 미필적 고의로 족하다는 것이 판례이다.

비교법적 검토
미국

미국은 진실사실명예훼손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 형법과 차이가 있어 허위사실 적시에 있어서는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되 비교적 엄격히 한정하여 해석, 적용하고 있다.

독일
독일의 경우에 우리와 유사하게 진실사실명예훼손죄와 별도로 허위사실명예훼손죄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후자에 관한 형법 제187조는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더 나은 인식에 반해 타인을 경멸하거나 세평을 저하시키거나 또는 그의 신용을 위해하기에 적합한 허위의 사실을 주장 또는 유포한 자는 2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고, 그 행위가 공연히, 집회에서 또는 문서의 반포(제11조 제3항)를 통해 이루어진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87조의 주관적 구성요건에 관해 행위자는 ‘더 나은 인식에 반하여’ 사실의 진실성을 주장해야 한다. 여기서 ‘더 나은 인식에 반하여’(wider besseres Wissen)의 의미에 관하여 ‘확실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독일 판례의 일관된 태도임과 동시에 학계의 통일적 입장이다.

일본
먼저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명예훼손죄를 허위사실과 진실사실 적시로 나누어 규정하고 않고 한 조문에서 같이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즉 일본 형법 제230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고,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그 사실유무에 상관없이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금고 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 허위사실을 진실로 오인한 경우에 우리나라는 형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가 조각되어 형법 제307조 제1항에 해당하고, 다시 위법성 착오에 관한 형법 제310조를 논하고 있지만 일본은 바로 형법 제230조의2 20) (우리 형법 제310조)의 요건이 문제가 된다는 구조이다.

따라서 일본의 경우, 형법 제230조의 요건인 진실성이 아니라 위법성조각사유인 제230조의2의 요건 중 사실의 진실성에 대한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시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가 종래 다수설이고 판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명백히 다른 조문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대법원이 허위사실의 인식에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는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우리 법은 독일 허위사실명예훼손죄 규정과 같이 허위사실적시와 진실사실적시를 구별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의 해석론에 따라 미필적 고의는 허위사실의 인식에서 제외해야 한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허위사실이지만 허위사실인지를 미필적으로 인식한 경우에는 허위사실공표죄나 형법 제307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판례의 사실확인 의무에 대한 비판-고의의 체계적 지위

행위자가 어떤 범죄행위로 나아가면서 하게 될 인식의 국면을 단계별로 구별하여 고의의 인식대상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예컨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자의 인식은 허위사실이라는 인식(단순한 사실의 인식), 허위사실을 적시(공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인식(객관적 구성요건적 사실의 인식 , 이를 결여하면 구성요건착오), 허위사실을 공표한다는 것이 법질서 전체의 견지에서 볼 때 금지되어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위법성인식, 이를 결여하면 위법성의 착오),  이러한 행위가 형법 제307조 제2항에 해당된다는 인식(법조문의 존재에 대한 인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때 고전적 범죄론 체계에서 말하는 책임요소로서의 고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허위사실이라는 인식,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인식, 허위사실을 공표한다는 것이 법질서 전체의 견제에서 볼 때 금지되어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인식해야 하고, 최근 통설인 목적적·합일태적 범죄론계에서 말하는 구성요건요소로서의 고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허위사실이라는 인식, 허위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족하다.
 
판례는 허위사실공표죄에 있어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해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검사는 제시된 그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증명을 할 수 있다.

이때 제시해야 할 소명자료는 위 법리에 비추어 단순히 소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허위성에 관한 검사의 증명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은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소명자료의 제시가 없거나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필자의 견해와 달리 위 판례를 일본의 판례와 같이 입증의 대상을 ‘소문 그 자체의 존재’ 문제가 아니라 그 소문의 사실 자체의 ‘진부’라고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판례는 허위사실인 점에 대한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사실확인 자료의 존재나 사실확인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피고인이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에 당연히 사실확인 의무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즉 어떤 사실의 허위성에 대해 미필적이나마 인식이 있어야 그 다음으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생기고 그 의무를 소홀히 한 단계를 넘어서면 그 인식은 차츰 강화되어 확신의 단계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판례는 사실확인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근거로 다시 미필적 인식을 인정하는 구조라서 논리적 모순이다.

위법성의 인식 자료와 고의 인식 자료의 구별

형법 제16조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법성 인식의 체계적 지위를 논외로 하더라도 제16조는 위법성의 착오를 규정한 것이고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다.

여기서 행위자가 지적 인식능력을 다해 위법성을 인식하는 수단은 숙고와 조회이다. 즉 위법성의 인식의 계기가 존재하는 경우에 행위자는 숙고와 조회에 의하여 위법성을 인식해야 하며 이에 의해서도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때에 비로소 위법성의 착오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위법성 인식의 수단으로 심사숙고에 의한 판단, 법률전문가에 대한 상담과 조회, 관할 관청 또는 담당공무원에의 조회 등을 정당한 이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시 고려사항이다.

따라서 우리 판례가 확실한 자료의 존재와 사실확인 의무를 고의의 판단자료에서 강조하는 것은 위법성인식 판단자료를 통해 고의의 판단자료를 선취하는 것으로 부당하다.

이는 먼저 (허위사실의) 인식의 가능성만으로 고의를 인정하는 것이고, 피고인은 가능성의 인식도 할 수 없었다고 입증하는 일에 놓이게 된다.

특히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위법성의 인식 자료, 즉 일반인의 입장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를 가지고 고의를 입증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검사에게 행위자의 인식 유무를 직접 입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의 인식 ‘가능성’ 여부를 기준으로 쉽게 입증시키고 있는 셈이므로, 사실상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시킨 것이다.

허위성을 오인한 경우에 관한 일본 판례의 무비판적 수용

일본 판례는 구성요건 요소인 허위성이 아니라 위법성조각사유인 진실성의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인이 이를 오인한 사실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 근거자료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먼저 피고인이 허위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고의가 없기 때문에 형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허위사실공표죄가 아니라 후보자비방죄로 처벌될 수 있으나 공익성이 인정되면 처벌되지 않는다.

구성요건요소인 허위성과 그 인식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점은 우리 판례와 통설이 일치하고 당연하기 때문에 이 일본 판례를 그대로 차용해서는 안된다.

우리 대법원이 허위의 인식에 대해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고, 공표사실의 확정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고 상당한 근거에 의하여 의혹을 제기한 경우도 의혹의 존재가 아니라 의혹의 내용까지 피고인이 확인할 의무를 지운 것은 부당하다.

대법원이 고의 판단의 기준으로 위법성 인식의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상담과 조회의 하나인 사실확인의무를 부과하며, 위법성 조각사유의 진실성 판단과 구성요건의 허위성 판단을 동시에 함으로써 사실상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시켰다.

일본 판례와 같이 위법성 조각 판단에서 사용하는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결과적으로 고의를 판단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리 입법과 다른 구조를 가진 일본 판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와 같은 대법원의 태도는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상호간 의혹제기나 공적 인물에 대한 의혹 사실 제기에 대한 처벌은 공직적격자인가에 대한 검증 차원은 물론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고 판례가 변경되지 않으면 공직선거법과 형법 관련조항의 개선이 시급하다.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office.good6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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