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20대 국회의원을 선거를 앞두고 여성계에서는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여성 공천 30%안을 각당 지도부에 제안했다. 그러나 선거까지 불과 40여일 남은 현재까지 어떠한 정당도 여성후보 공천권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공천을 둘러싼 내부경쟁 속 성비(性比)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정당을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인 것.

그렇다 보니 여성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여성정치인의 출현을 돕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동성(同姓)정치인이 늘어나야 하며, 이를 위해 기존 여성정치인의 생존 및 정치적 도약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현역 여성의원 46명을 ‘재선 이상’, ‘지역구 초선’, ‘비례대표’ 등 세 분류로 나눠 총선 승리시 기대효과 및 당선 가능성 등에 대해 살펴봤다.

이미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재선 이상 여성의원 과반이 야당소속 서울 지역구

총 46명의 현역 여성의원 중 재선이상은 총 12명이다. 이 중 여당 소속은 4명 야당 소속이 8명이다. 보수정당에 비해 중도-진보성향 정당에서 여성의원 선호도가 다소 높은 과거 트랜드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구가 7명이고 이 외 지역이 지역구인 여성의원은 5명이다. 서울 외 지역 중에서는 경기도가 4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즉 재선이상 여성정치인 12명 중 11명이 수도권 의원이란 설명이다.

또한 이는 우리 정치에 있어 여성 정치인의 경우 매 선거때마다 박빙의 여야 표대결이 나타나는 수도권 특히 서울이 아닌 곳에서는 후보 공천을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여성의원의 경우 재선이상만 기록해도 당내 입지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로인해 상대 진영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당하고도 있는 실정이다.

	여당	야당
서울	나경원(3선), 김을동(재선)	이미경(5선), 추미애(4선), 박영선(3선), 유승희(재선), 김영주(재선)
지방	김희정(재선), 정미경(재선)	김상희(재선), 김현미(재선), 심상정(재선)

이미경 6선, 추미애 5선 도전

서울의 경우 선거 때마다 이른바 ‘바람’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지역으로 꼽혀왔다. 강북은 야권, 강남은 여권이라 여겨지나, 탄핵역풍이 분 17대나 MB바람이 거셌던 18대처럼 특정 이슈에 따라 선거결과도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서울에서 재선이상을 한 의원은 당내 입지가 영호남 다선의원 이상으로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성의원 역시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재선이상을 한 여성의원이라면 거의 대부분 당 최고위원 정도의 타이틀은 가지고 있다.

현역 여성의원 중 최다선 의원 경력을 자랑하는 이미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15·16대 총선때 연달아 비례대표로 발탁된 후 서울 은평구갑에 출마한 이 의원은 이후 세차례(17·18·19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고(故)박순천 전 민주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 등과 함께 여성의원 역대 최다인 5선에 오른 것으로, 오는 4월 선거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하게 될 경우 이 의원은 역대 최초로 여성의원 6선 고지까지 밟게 된다.

이 의원의 차기와 관련해서는 ‘당내 경쟁은 별 무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지역구에서 오랜기간 활동해 온 만큼 야당 내에서 그와 견줄만한 인사가 별로 없고, 최근 이뤄진 선거구 획정에 따라 지역구 내 야권 성향 또한 강해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홍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도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여겨져 이 의원의 총선 승리 또한 섣불리 장담해서는 안될 것이란 신중론 또한 적지 않다.

서울 광진구을이 지역구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야당을 대표하는 거물급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순천 전 의원과 함께 역대 지역구 선거(15·16·18·19대)에서 가장 많은 네차례 승리를 거둔 여성 정치인이 그인 것. 추 의원이 다음 선거에서도 승리하게 되면 그는 역대 여성의원 중 유일하게 지역구 5선 의원 반열에도 오르게 된다.

그럼에도 추 의원의 차기 역시 판세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추 의원에 대한 표적 공천설이 여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제2야당인 국민의당에서도 추 의원에 맞설만한 카드 고르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7대 총선때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 18·19대 총선 때 서울 구로구을에서 승리를 거두고 3선 의원에 오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추 의원과 견줄만한 거물급 여성정치인이다. 원내대표에 이어 비상대책위 위원장까지 역임했던 경력의 소유자로 지역민들의 지지세 또한 상당히 두텁다는 평가다.

박 의원에 대한 여당 대처 또한 추 의원과 비슷하다. 현재 여당 내에서 박 의원의 지역구에도 거물급 인사를 전략공천해야 된다는 소문들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지역구 재선의원인 유승희·김영주 의원의 경우 앞선 이들에 비해 당내 비중이 크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이들 또한 당내 주요 직책을 두로 섭렵했다. 또한 이들은 그동안 상당히 닮은 꼴 행보를 이어왔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17대 총선때 비례대표로 국회입성, 18대 때 낙선하고 19대에서 각각 서울 성북구갑과 서울 영등포갑에서 승리를 거둔 것.

유 의원과 김 의원이 20대 총선에서도 서로 비슷한 결과를 얻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유 의원의 경우 지역구 전임자였던 정태근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후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반면, 김 의원 지역구에서는 여당 예비후보 중 한 명이던 박선규 새누리당 영등포구갑 당협위원장가 지난 1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등 여당 측 분위기가 좋지 못한 편이기 때문이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야당과 마찬가지로 여당에서도 서울이 지역구인 여성의원들의 당내 입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재선이상 서울 지역구 의원인 나경원·김을동 의원 모두 당 최고위원회에서 활동했거나 하고 있는 것.

이 중 여당 소속 여성의원 중 최다선을 자랑하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이번 선거가 특히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해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승리를 거둔 나 의원은 이후 여권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급부상했으나,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패한 뒤 상당기간 정치적 침체기를 겪었다. 그가 정치적으로 잠잠하던 시기동안 여당에서는 이혜훈·조윤선 등 비슷한 연배의 여성정치인들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치러진 7.30 재보궐 선거 때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해 당선되며 3선 반열에 올랐고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금 확대해 나가고 있으나, 입지를 제고하고 거물급 여성정치인으로 다시 나아가기 위해서는 20대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것.

그런 나 의원의 차기 경쟁에 있어 최대 관전포인트는 야권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첫손에 꼽힌다. 해당 지역구 내 야권 지지성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여야 1대 1구도가 마련되면 나 의원 역시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당 최고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이번 선거는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15대 총선부터 원내진출을 시도해 왔던 김 의원의 경우 총 3차례 총선에서 떨어진 뒤 18대에 가서야 친박연대 소속 비례대표로 처음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김 의원이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처음 승리를 거둔 것 또한 19대 때 서울 송파구병 뿐이다.

김 의원의 지역구 재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들과 손자 등 가족들의 유명세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여부 및 같은 여성의원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과 비교경쟁에서 어떤 면이 앞서나갈수 있을지 등이 꼽히고 있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김희정, 부산 최초 여성 3선 도전

서울 외 지역에 나서는 재선급 여성의원은 총 5명 뿐인데 이중 4명이 경기도가 지역구다.

경기도 지역구의 재선이상 여성의원 중 여당 소속은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 뿐으로, 정 의원은 18대 총선 때 수원시권선구에서 승리를 거두며 국회 입성했고 19대 총선 때는 낙선했다.

나경원 의원과 함께 7.30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 재입성에 성공하고 재선의원이 된 것.

그렇다 보니 정 의원의 차기 선거 당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란 의견들이 적지 않다. 실제 정 의원 지역구에는 현재 더민주당의 백혜련 예비후보 등 경쟁상대들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 내 재선이상 여성의원 중 야당 소속은 경기도 부천시소사구의 김상희 더민주당 의원, 고양시일산서구 김현미 더민주당 의원, 고양시 덕양구갑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있다.

또한 이들 셋 모두 비례대표 출신 지역구 의원으로 지역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사례가 19대 때 한번 뿐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들 세명의 20대 총선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상희 의원이 다른 둘에 비해 가능성이 다소 높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김현미·심상정 의원 지역구에 비해 부천시소사구 내 야당 지지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부산 연제구에서 3선을 노리고 있으며 역대 최연소 여성의원 당선 기록도 가지고 있는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당선 가능성 자체는 재선급 현역 여성의원 중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계 내에서는 김 의원이 지역구 3선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치사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여성의원이 3선에 오른 사례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김 의원이 부산에서 3선을 달성하게 되면 남장여자 정치인으로 유명했고 충남에서 3차례 당선됐던 김옥선 전 의원과 대구에서 3번 금배지를 단 박근혜 대통령 다음으로 역대 3번째로 지역구 출신 3선 여성의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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