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에서 적발된 정량미달 석유 판매 주유소. <사진제공=한국석유관리원>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일선 주유소에서 유사 석유 판매 사례가 줄어들고 있으나 정량미달 피해 건은 되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석유관리원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적발된 유사석유 판매 건수는 1/3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정량을 속여 판매한 사례는 2014년 87건에서 지난해 14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역시 정량 미달 판매 사례가 줄지 않고 있는 모습으로 이달 중순에도 석유관리원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차연료를 속여 판매한 수도권 주유소 18곳(서울 4곳, 경기 9곳. 인천 4곳, 충청 1곳)을 암행검사를 통해 적발했다.

평소 이들 업소에 대해서는 석유관리원에 정량 미달 피해신고가 자주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량 미달 판매가 적발된 주유소에서는 감량 프로그램이 이식된 메인보드를 유통택으로부터 대당 200만~300만원 정도에 구입, 이를 주유기에 설치 운용해 왔다. 해당 장치를 이용하면 결제금액보다 평균 -3.0%에서 -5.0% 가량 주유를 덜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이들 업체는 연간 1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 업체에서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 흔적을 감추기 위해 석유관리원 단속 시에는 주유기 전원 및 스위치 등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수법을 이용, 주유기가 정상 작동되는 것처럼 속여왔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경기도 양평의 A주유소에서는 주유시 소비자가 계기판을 꼼꼼히 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피해 사례도 적발됐다.

해당 주유소의 경우 형제와 어머니 등 가족이 경영하는 곳으로 이 주유소에서는 여성이나 노인 등을 주 타깃으로 삼아 결제금액보다 평균 20~30% 가량 적은 량을 주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이 주유를 위해 들어오면 형제 중 한명이 운전석에서 계기판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차량을 유인한 뒤, 다른 한 명이 계기판을 몸으로 가린 채 결제금액보다 낮은 액수를 계기판에 누르고 주유가 끝나면 이를 재설정하는 방식이었다.

가득 주유하는 경우 역시 주유 종료 후 형제 중 한 명이 카드를 넘겨 받는 동안 다른 한 명이 주유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재설정해 주유기 계기판에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 어머니의 경우 정상적인 수입과 이렇게 챙긴 부당이득을 구분해 매출관리를 하는 등 총괄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해당 주유소가 이같은 방식으로 챙긴 부당이익은 10억 6000만원 가량이었다.

석유관리원에서는 "정량 미달 주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주유기를 끝까지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정량 이하로 주유됐다고 의심될 경우에는 적극적인 신고자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량 미달 판매 사례 증가하고 있는 것 관련 일각에서는 주유소 관리 책임이 있는 정유사의 강도 높은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양평 A주유소의 경우 SK에너지 폴주유소인데 SK 관계자는 문제 주유소들에 대해 자사 폴을 제거하는 등 이미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소비자신문> 취재에서 이 회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해 유사석유 제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유사 석유 제조는 줄었으나 되레 정량 미달 판매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 업체들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 중이다”고 말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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