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이 2월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조직 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원샷법은 기업의 사업재편에 있어 주요 규제들을 완화해주는 것으로, 지난해 7월9일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 210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 특별법은 기업의 신사업 추진, 인수·합병(M&A) 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도록 관련 절차나 세제 등을 ‘일괄 지원’한다는 의미로 ‘원샷법’이라 불린다.

적용 대상은 규모나 업종과 상관없이 과잉공급(해당 업종의 국내외 시장 상황이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로 기업 경영이 지속적인 악화가 예상되는 상태)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원샷법은 조만간 있을 정부의 공표로부터 6개월 오는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며 3년의 기한 동안만 적용된다.

원샷법이 4일 재석 223인, 찬성 174인, 반대 24인, 기권 25인으로 통과됐다.

위기기업 구조조정, 실업 대안 필요

사업구조 재편이 간소화됨에 따라, 재계에서는 철강, 석유화학, 해운 등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돌파구가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연이은 업계 불황에 핵심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매각, 현정은 회장이 300억 사재출연을 결심하는 등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재편이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원샷법 승인 기업이 사업 재편을 하다 보면 근로자의 정리해고 문제가 병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업에 대한 우려는 법안 발의 당시부터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도 법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다. 원샷법 해당 기업에는 실업예방 및 근로자의 능력개발 노력 의무가 부과된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직장을 옮기려는 근로자에게 창업·재취업 교육, 전직지원금, 직업능력계발 등을 지원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원샷법 적용 대상이 모든 기업인만큼, 동시다발적인 실업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직을 위한 지원이 효과가 있겠느냐’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지주회사 규제 완화, 대기업 특혜 논란

기업들의 지주회사로의 전환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별법이 발의되면 공정거래법상 특례가 마련되어, 지주회사 내 계열사 지분보유 부담을 줄여준다. 또한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40% 이하로 보유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현재 1～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이에 따라 많은 계열사를 소유한 대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순환출자보다 지분 구조가 단순해져 책임 경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그룹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은 LG와 SK, GS 등 모두 15곳이다.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 상당수 대기업은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거나 준비 단계에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주식 지분을 인수,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 SDS의 지분 매각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원샷법이 경영권 편법 승계 및 대기업 특혜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샷법 가결 여부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던 이유도 "기업 구조 재편이 경영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자금력이 강한 대기업의 지배력이 강화 될 수 있다"는 야당의 문제제기 때문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 사업 재편 목적이 ‘경영권 승계’일 경우 승인을 거부하고, 승인 이후에도 ‘경영권 승계’가 목적으로 판명되면 혜택을 취소, 지원액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견제 장치를 추가 마련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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