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지역 소주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무학과 대선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8일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부산지역 소주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다 맞신고로 인해 두 업체 다 처벌을 받게 됐다.

지난 2011년 7월 먼저 무학이 대선의 '즐거워예'에 첨가된 BCAA가 체지방감소 효능이 없다고 공정위에 신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선은 그해 8월 무학의 '좋은데이'가 지리산 천연암반수로 만든 것이 부당한 광고라며 신고를 했다.

무학이 대선을 신고한 이후 무학의 점유율은 과반을 넘게 됐다. 무학이 2010년 33.4%를 차지하더니 지난 5월에는 63.8%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반면 대선은 2010년 58.7%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지난 5월에는 31.9%에 그쳤다.
 

공정위는 이들의 신고를 접수한 후 조사에 착수했고, 무학에 행위금지 시행명령과 과징금 6800만원을 대선에 행위금지 시행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무학이 광고하는 '지리산 천연암반수로 만든 좋은데이'에 거짓·과장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0~2011년 무학의 창원·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좋은데이 소주는 전체 3억6601만4000병이었다. 이 중 20.3%(7433만5000병)에는 암반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나머지 79.7% 소주에는 병당 2.6~100%의 암반수가 희석돼 있었다.

공정위는 "암반수가 일부 들어간 경우에도 상당한 함유량 편차 등을 보인다"며 "소주 한 병당 최소한 일정량의 암반수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는 소비자의 일반적인 인식에 반하는 것이므로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선의 '체지방감소효과가 있는 BCAA 첨가' 광고 역시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라고 판단했다.

대선은 "국내외 3편의 논문에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가 있다고 나와있다"고 주장했지만 식품의약안전청에서는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국내 논문 저자의 경우에도 BCAA 관련 연구 미흡으로 체지방감소 효과를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는 의견을 내놨다.

공정위는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행위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소주를 제조하면서 구성 성분으로 희석되는 암반수 함유량을 표시하지 않고 단순히 암반수로 만든 등과 같은 표현으로 표시·광고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시정조치"라며 "부산·울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최대 경쟁사인 무학과 대선주조의 불필요한 비방전을 지양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학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모든 '좋은데이' 제품의 라벨과 관련인쇄물 및 광고물을 '지리산 천연암반수를 담은 좋은소주로 변경했다"며 "좋은데이 전 제품에 지리산 산청암반수 30% 투입원칙을 준수하고 투입 비율을 상표상에 표기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