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결혼정보업체가 유명 연예인들에게 홍보나 대표 겸임을 통해 회원을 끌어 모았다가 갑자기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영업이 중단되면 업체가 고객에게 계약서에 명시된 서비스를 이행하지 않는데다가 영세함을 내세워 보상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선우용녀 씨(본명 정용례)가 공동대표 및 홍보모델로 활동했던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가 8월 초 자금난으로 영업 중단했다. 이 업체는 폐업을 앞둔 올 7월까지 열성적으로 회원을 유치했다. 소비자들은 선우용녀 씨가 업체 대표란 말을 듣고 선뜻 수 백 만원의 회원비를 지불했지만 곧바로 폐업을 했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레드힐스 회원 중 9명은 서울용산경찰서에 업체 공동대표를 맡았던 선우용녀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레드힐스 회원 9명이 ‘100만∼500만 원 상당의 계약금을 지급했는데 업체 측이 사전 통보도 없이 문을 닫아 피해를 봤다’며 선우용녀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선우용녀 측 변호사는 “선우용녀는 2009년 공동대표로 합류할 때부터 대외 홍보에만 참여했을 뿐 경영에는 발을 담그지 않았다”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느끼지만 형사상 책임은 없다”고 해명했다.

유명세 보다는 내실

문제는 일부 결혼정보업체들이 연예인을 내세워 홍보를 한 후 갑자기 폐업신고를 해 회원들이 지불했던 계약금을 먹튀하는 행각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홍보나 대표 겸임을 했던 연예인들도 업체가 폐업신고를 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이름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음에도 그 이전에 계약기간이 끝나 해당 업체와 관계가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 유명세만 보고 가입한 소비자만이 피해를 뒤집어 쓰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유명 결혼정보업체 ‘웨디안’은 환경부 장관 출신 유명연극배우 손숙 씨에게 대표이사 직함을 주고 사진 등을 사무실에 배치해 회원을 끌어 들이다가 지난 2월 대표이사가 갑작스레 문을 닫고 후 야반도주했다. 손숙 측은 “2009년 대표이사직을 관뒀기 때문에 책임질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금은 폐업한 결혼정보업체 초이스뱅크는 지난 2007년 탤런트 전원주 씨를 자사 대표인 것처럼 허위 홍보하며 회원을 모으다가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결혼정보업계에선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반면 실제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업체들이 연예인과 홍보 계약을 맺고 스타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견실히 고객 서비스를 통해 성장하려 하지 않고 연예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회원을 유치했다가 폐업신고하고 야반도주하는 ‘먹튀’행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베테랑들은 소비자들이 업체 선정 전 광고 모델보다는 기업 공시와 공개된 회원 수 등 내실을 살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커플매니저 수를 충분히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지도 알아봐야 한다고 전한다. 커플 매니저가 관리할 수 있는 회원의 수는 일정 수를 넘기 어렵기 때문에 회원수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커플 매니저를 보유한 업체는 허위 업체일 가능성이 많다고 전한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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