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기자] 삼성SDS는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통주 158만 7757주, 보유 주식의 2.05%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주식의 평가액은 약 3800억원(세후 3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은 자본잠식 해소 차원에서 오는 2월 추진 예정인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관련 '기존 주주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최대 3000억원 한도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바 있다. 이번 삼성SDS 주식 매각은 약속한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SDS의 개인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지분율이 종전 11.25%(870만4312주)에서 9.2%(711만655주)로 줄어들게 됐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율이 58.76%에 이르다보니 이 부회장의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삼성 SDS 부당이득 논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 3남매는 지난 1999년 삼성SDS에서 발생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넘겨 받으며 ‘탈법 상속’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일로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및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 등이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반면 이 부회장 등 3남매는 보유했던 BW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고, 2014년 삼성SDS가 상장되며 수백 배의 시세차익을 봤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이학수법’(기업의 대주주가 횡령과 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이나 재물에 대해 법무부장관이 국민대표로 재산을 환수토록 하는 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법안 통과시 삼성가 3남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이 법안은 소급입법과 이중처벌 등의 문제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로, 본회의 통과 여부 또한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금화된 삼성SDS 주식

앞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가 3남매가 향후 삼성SDS 주식을 ‘긴급자금 확보용’으로 사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으나, 실제 삼성 오너가에서 이 회사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시민단체 중심으로는 “부당이득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어져 왔음에도 불구, 자금 확보용으로 주식을 매각한 것은 부당이득의 사회 환수 부분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SDS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매각은 이 부회장이 개인 주주로서 매각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삼성SDS 주식 매각을 공시하며 "이번 매각 이후 당분간 이 부회장의 삼성SDS의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