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기업은행 권선주 은행장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국내 금융권 유일한 여성 행장인 권선주 IBK 행장이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 본인만의 소통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중 은행장 중 유일한 여성인 권선주 IBK 은행장은 ‘마더십‘을 가진 리더로 통한다. ‘엄마와 같은 사랑’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는 점에서 붙은 별명이다.

실제 권 행장은 전국 영업점을 찾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익명성을 보장한 ‘소통 엽서’를 전국 영업점에 배포하는 등 ‘소통경영’에 힘써왔다.

1978년 입행 이후 첫 여성 1급 승진에서 첫 여성 지역본부장을 거쳐, 첫 여성 은행장까지 오르기까지 꼼꼼함과 과감한 추진력 속 직원들과의 소통이 그의 강점이었다.

권 행장의 소통행보는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경기 불황과 저금리 기조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서도 꾸준히 실적 개선을 이뤄온 것. 취임 첫 해였던 2014년에는 전년보다 20.8% 증가한 1조3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2015년 3분기까지도 9천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권 행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새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새롭게 도입되는 ISA와 비대면 채널 강화에 대비하여 ISA 전담팀을 신설하고, 모바일로 모든 거래가 가능한 ‘I-ONE 뱅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성과주의 도입 속 소통 가능할지 의문

정부에서는 최근 ‘성과주의제’를 금융공기업에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로 IBK 기업은행은 제도 도입 1순위로 지목된 상태다. 성과주의제가 도입될 경우 기존의 호봉제 중심의 은행 임금 체계는 성과연봉제로 재편되며, 저성과자의 경우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재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권 행장 또한 ‘2016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성과주의 도입을 가속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당시 권 행장은 “성과주의 도입을 위해 TF(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는 현행 17%의 성과급 비중을 3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행장과 기업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권 행장이 지향해 온 ‘소통경영’이 성과주의제 도입 이후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우려 중이다.

실제 권 행장의 이같은 방침이 전해진 뒤 노조 측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 노조에서는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성과주의제가 지나친 실적 경쟁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 행장을 압박하는 카드는 또 있다. 지난 12일 금융당국에서 “금융공기업의 올해 총인건비 예산을 지난해보다 평균 2% 가량 인상하고, 이 중 절반을 성과주의 도입 계획에 맞춰 집행하겠다“고 밝힌 것. 금융권 내에서는 정부가 총 인건비 인상률로 은행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성과주의 도입에 대한 노조 반발과 정부의 직접적인 압박 속 권 행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소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고 소통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권 행장의 지난 행적을 고려할 때, 빠른 시일 내의 성과주의제 도입은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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