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기획실 사장.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이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아 온지 1달여 만에 단행된 인사로, 이번 승진을 통해 박 사장은 그룹 경영 전반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금호타이어가 아닌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세창 금호타이어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 2016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 박세창 신임 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1975년생으로 2000년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200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에 입사하며 회사에 첫발을 디뎠고, 2010년부터 최근까지는 금호타이어에서 영업총괄 및 기획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해 왔다.

인수전 발빼기? 

당초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박세창 부사장이 금호타이어 사장에 취임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박 회장이 추진해 온 그룹 재건 프로젝트에 있어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는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있어, 이를 책임지고 진행할 적임자로 오너가 출신이자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맡아온 박세창 사장이 거론된 것이다.

박 사장이 금호타이어를 맡게 될 경우 경영실적을 개선하고 인수전에 유리한 여선을 조성해야 할 것이란 의견도 뒤따랐다.

이와 관련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우리은행, 산업은행, 국민연금)이 보유한 이 회사 주식 비중은 42.1%에 달한다. 또한 채권단에서는 오는 6월 쯤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으로 예상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1조원대 이를 전망이다.

반면 박 회장과 박 사장 부자의 경우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에 총 7228억원을 투자하며 자금력이 바닥난 상태로 전해진다.

실제 박 회장 부자는 보유 중이던 1500억원대 금호타이어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CJ‧효성‧코오롱 등 우호기업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서야 겨우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그렇다 보니 이들 부자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중이긴 하나, 인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다.

재계 내에서는 "박세창 부사장의 전략기획실 사장으로 자리 이동이 차세대 후계자에게 무리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그룹 차원의 배려 아니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 개선 전망이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재인수 이슈까지 겹쳐 있는 곳으로 박세창 사장이 부임할 경우 혹여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어 그룹 전략기획실에 배치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룹 전반을 챙기기 위한 인사로 향후 기옥 사장과의 투톱 체제로 가는 것이라 볼수 있다”며 “경영수업을 쌓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의 금호타이어 사장 내정설 및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따른 부담 탓에 전략기획실로 발령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부 언론에 그런 소문이 낳을 뿐 내정설 등은 전혀 듣지 못한 내용이다”며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관련해서도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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