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아직도 남성중심적 시각에서 여성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상호공존의 행복한 사회로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여성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활용하지 않고 남성만으로 현대 사회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상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데 그 절반의 인적 자원을 존중하지 않고 나머지 반쪽 남성들만의 힘으로 이 복잡한 사회를 어떻게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단 말인가.

양성평등, 함께 살아가는 길

성차별이 존재하는 사회는 조화와 균형이 깨진 편협한 모습이 되어 국가 이미지가 어둡고 경쟁력도 떨어진다.

오늘날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세계무대 각 방면에서 얼마나 많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지 온갖 매체를 통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 모두에게 흐뭇한 성취감과 희망의 빛을 비춰주며 국가적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그런 일들이 여성적 특성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아니,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키우고 자유로운 무대에 설 수 있는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각 방면에서 성차별에 항거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절규로 흘러나온다.

나 자신이 차별받으며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만일 우리 아이가 학급에서 차별받고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면, 혹은 내 남편이나 아내가 직장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당장 그 부당함에 분노할 것이다.

그런데 왜 여성과 남성 사이에 존재하는 차별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관대한가. 때때로 차이를 차별로 착각해서 빚어지는 현상일까. 

우리도 이미 양성평등이 실현된 사회라고 보거나 오히려 역차별이 늘어나고 있다고 역설하며 이제 양성평등 운동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논자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 성평등 지수는 하위에 머물고 있다. 실질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입안하는 고위관직이나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직업여성의 어려움, 그 밖의 환경에서 여성이 받는 차별현실을 직시하고, 이와 같은 현실을 개선하여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양성평등운동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성평등이란 현실 상황에서 남녀 모두 성 차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남녀 간에 생물학적, 문화적 차이가 존재함은 인정하지만 교육이나 정치 참여에의 기회보장은 물론 남녀 간의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영역에 있어서 남녀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함을 주지시키고 변화시켜 가는 것이다.

양성평등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해당된다. 그러므로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사회 체제와 조건에 주목하여 이를 개선함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을 목표로 삼는다.

양성평등, 긍정의 힘 

양성평등(Gender equality)은 완전한 인권 실현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양성평등은 국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잠재력과 결과로부터의 혜택에 대하여 남녀가 동등한 조건을 가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성평등은 성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며, 동등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실천적 노력이다.

그것은 성에 따른 고정관념에 구속됨이 없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성차별을 하는 사회는 불평이 많아지고 안정되지 못하여 불안하며 인력양성과 개발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그런데, 여전히 사회 도처에서 끊임없이 불평등을 호소하고 있다. 

양성평등의 실현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한 인간으로서 타고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조화롭고 건강한 공동체의 삶은 남성과 여성이 상호 존중하고 인정할 때 누릴 수 있게 된다.

‘법과 제도, 사회, 조직, 가족 그리고 우리의 의식 등 모든 면에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문화 창출을 위한 출발이라 할 수 있으며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위한 주춧돌’ 이라 할 수 있다. 양성평등은 이러한 점에서 사회 발전의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새로운 경제구조의 정착과 여성인력의 재인식이 크게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여성의 역할이 현대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대두되었으며 점차 여성적 사고와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하겠다.

성차별이 존재하는 사회는 대인관계에서 불안 요소를 야기하며, 잠재인력 개발에 소홀하게 된다.

따라서 인재양성의 부족으로 국가경쟁력도 추락하게 될 것이다. 양성평등한 사회는 긍정적이고 안정된 사회,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여 개인의 행복을 성취시켜 준다.

우리나라도 산업화와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증가하였으며, 여성의 사회진출도 다방면에서 증가하였다.

또한 여성의 잠재적 능력개발은 물론 여성 차별을 극복하려는 도전의식을 갖도록 하였고, 그 극복을 위해 자기 분야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하였다.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개발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채워주어 공생, 공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성역할과 인성변화 등 여성문제 바로보기와 남성중심주의의 특성과 여성의 존재적 가치 및 성별이해로 남녀평등 의식이 정립되게 된 점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은 당당한 삶의 주체로,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한편 남성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다.

이제 사회는 그러한 여성인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남성은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여성을 평등한 삶의 동반자로 인식하며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 모두가 양성평등이 이뤄낸 커다란 효과이며 긍정적 힘이라 하겠다.

차이를 존중하며 쌓아올린 아름다운 탑

주지하다시피, 잠재된 절반의 여성인력을 개발하여 함께 나아가는 국가가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발전가능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성과 남성이 상호 보완하며 서로를 이끌어줄 수 있는 사회, 그곳에서 긍정적인 힘이 새롭게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자손손 모두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풍요롭고 행복한 사회가 지속될 것이다. 양성평등한 사회의 비전이 바로 여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각각 조금씩 다르게 생겼지만, 모두가 아무 차별할 것 없이 똑 같은 존재이다. 누구나 개성을 가진 소중하고 평등한 존재라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다른 것, 즉 성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수많은 종류의 돌멩이들을 모아 차곡차곡 돌탑을 쌓을 때 곱고 잘 생긴 돌만 필요하지 않는 법, 작은 것은 작은 대로 넓적한 모양은 오히려 그 모양이어서 쌓기가 좋을 수 있다.

두루두루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채워 주고 받쳐주면서 튼실하고 아름다운 탑을 쌓아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차별과 차이는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는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이에 일반인들의 성인지적 관점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과 제도 면에서 상당히 개선된 양성평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을 성차이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근본적이고 의식적인 차원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 차별과 성 차이를 구분할 줄 알고 일상생활에서 성 이슈를 발견해낼 수 있는 성인지관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에는 도전해야 한다. 이는 비단 여성문제 뿐만이 아니라, 다원화 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의 문제와 연장선상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성, 나이, 계층, 성적 취향, 교육수준, 신체의 결함 등으로 인해 차별 받지 않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문화를 정착시켜가야 하겠다.

이를 위해 극복해야 할 편견들이 있으며, 차이와 차별에 대한 인식도 명확히 심어주어야 한다. 양성평등은 여성만의 권익신장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남녀 모두를 위한 것이다.

서로 차이를 존중하며  아름다운 평등의 탑을 계속 쌓아올려야 하겠다. 어느 한 쪽도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살아가지 않도록 양성평등실현을 위해 다 함께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다.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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