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을 사용해온 현대아이파크몰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 시정조치를 받았다.

공정위는 9일 "현대아이파크몰의 상가임대차계약서 중 불공정약관 7개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며 "이들의 약관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임대사업자의 권리를 강화하면서 임차인에게는 부당한 의무를 지우는 등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해 약관법상 무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아이파크몰은 약관에 '입점한 다음 연도의 1월1일부터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매년 1.5% 인상한다', '임차인은 임대보증금 및 월임대료의 감액을 창구하지 않는다' 등의 조항을 통해 임대료를 올렸다.

공정위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허법상 임차인에게는 보증금의 감액청구권이 보장되어 있다"며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또는 차임 등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내에는 증액청구를 할 수 없다"고 불공정 사유를 설명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또 약관에 '기타 입점이 지연될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임차인은 이와 관련해 임대인에게 지체상금의 청구를 포함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한다'는 조항을 이용해 손해배상 청구나 계약해제권 행사를 막았다.

또 현대아이파크몰은 건물의 보존을 위해 지출한 비용(필요비)나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유익비) 등을 모두 임차인에게 부담시켰다.

이 외에도 현대아이파크몰은 '임대인은 언제든지 임대차 목적물 내에 들어갈 수 있으며 임차인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임대인은 임대차 목적물을 변경하거나 그 변적을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임차인은 일체의 보상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다', '임차인은 임대차 목적물 내의 임차인의 상품 기타 물건에 대해 천재지변, 화재, 도난 등에 대비한 보험을 임차인의 명의로 가입해야 한다' 등 임차인에게 불리한 조항을 사용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지적받은 7개조항 중 6개조항은 조사진행 중 자발시정했다"며 "나머지 1개 조항은 법적 이견이 제시되어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대아이파크몰에 따르면, 매년 1.5%씩 월임대료와 보증금을 자동으로 인상하게끔 되어 있는 조항에 있어서 양자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법에 따르면 보증금을 인상한 임대인은 1년이내 인상 청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다. 현대아이파크몰은 계약상 인상시점으로부터 1년 후에 인상하도록 되어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내년도청구시점이 당해년도 보증금인상과 동시에 이루어지기 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용산아이파크몰 보증금 인상률은 1.5%수준으로 연간 물가상승률인 3~4%에 미치지 못하며, 매년 1월 1일 정확히 맞추어 인상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은 아니다"고 전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약관법상 현대아이파크몰이 불공정약관에 의거해 위법적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그 근거 조항이 약관에 의해 명시되어 있기에 언제든지 임차인들을 압박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제재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상가임대 시장에서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돼 임차인의 권익이 보호되고 관련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선적으로 전국 주요 역사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약관시정 취지를 적극적으로 알려 불공정약관을 자진해 시정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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