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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기사들 현대글로비스에 뿔난 이유는“자의반 타의반 현대차종 살 수밖에 없어”
김희정 기자 | 승인 2012.08.09 14:27

현대글로비스가 화물 운송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현대글로비스의 협력업체가 화물 기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화물연대 조합원 경력이 없을 것. 현대자동차에서 나오는 트럭을 사도록 요구할 것, 계약기간을 3개월, 6개월 단위로 마음대로 조정한다” 등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소속의 한 화물기사는 “화물연대 조합원이라고 하면 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하고 이미 가입된 조합원의 경우에도 배차나 일감 배정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급 없이 물량을 싣고 이동하는 거리와 양에 따라 받는 돈과 노동강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화물 기사들에게 배차나 일감 배정의 작은 차이도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과의 싸움을 하는 우리들에게 짐 싣고 이동하는 코스가 안 좋으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차에서 먹고 자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일부 기사들은 “글로비스가 상조회마저 불허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화물 기사는 “상조회 자체가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부담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우리가 느끼기엔 상조회를 통해 노조와 같은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며  “경조사를 서로 돕는 기본적인 모임인 상조회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노예계약’과도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 화물차 기사들은 또 현대글로비스와 거래를 하고 있는 운송사들이 현대 글로비스의 눈치를 살피트라 현대차의 트럭을 사도록 공공연히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는 주장도 지기했다.  화물차뿐만 아니라 부속장비나 도장 등도 글로비스가 정해주는 것만 쓰도록 무언의 압력을 넣는 일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런 비용은 기사들이 자기 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화물차 기사들은 화물차 기사와 글로비스 사이에 있는 협력업체인 운송사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현대차종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입차’를 분양받아 들어가기 위해선 거의 무조건 현대차종을 살 수밖에 없고, 기사들 입장에서는 연비가 좋은 다른 트럭을 사고 싶어도 선택의 폭이 사실상 없는 셈이라는 것.

‘지입차’란 화물노동자인 차주가 차량 구입 대금을 지불하고 운수법인 명의로 등록해 사용하는 차를 말한다. 현행법상 운송사업자 명의로 계약을 체결한 물품을 제3자에게 주려면 대가를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운송사 명의의 차량을 이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지입제가 생겨나게 된 것. 또한 물량을 가지고 있는 물류업체 역시 배상책임 소재 등으로 인해 개별 기사들과의 계약보다 운송업체와의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현대글로비스 뿐만 아니라 대기업 협력업체인 물류회사의 경우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모 기업의 순정품을 썼는지 혹은 모 기업이 운영하는 주유소를 거쳤는지까지 일일이 체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글로비스 측은 “운송업체와 기사들 사이의 문제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글로비스 차원에서는 상조회를 금지한 적도 없고 화물연대 조합원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 운송기사와 운송사업체와의 계약 기간도 1년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화물연대 포항지부는 물량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제철과 글로비스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면담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장시간 대기에 따른 대기료 요구, 상차 시간이 너무 긴 것에 대한 조치 등 불합리한 점에 대한 요구 내용이 담겨 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 관계자는 “하지만 현대제철과 글로비스 측은 명확한 해결 조치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동반성장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던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저 어이없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글로비스는 지난 2001년 2월 한국로지텍으로 설립된 이후 글로비스(2003년 6월)를 거쳐 지난해 3월부터 현대글로비스라는 상호로 운영되며 급성장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15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4%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1142억 원으로 52.8%나 증가한 바 있다.

이러한 급성장과 실적 뒤에는 모기업 현대·기아차의 물류를 독점하다시피하며 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단골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뒤따른다.

지난 2007년 10월에도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5개사에 대해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3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일감 몰아주기의 폐해가 고스란히 화물 기사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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