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회사가 우리건강에 끼치는 해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선진국의 ‘풍요의 역설’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발전은 국내총생산(GDP) 보다 빠르다. 지난 10년간 GDP연평균 성장률이 5.6%인데 비해 식품 제조업은 6.7% 그리고 외식업은 5.9% 이었다. 2013년 기준 연간 국내 식품산업 생산액이 무려 157조원 가량으로 10년전에 비해 70%이상 확대되었다. 이처럼 빠른 식품산업의 성장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식품산업이 연평균 성장률 3.9%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지난해 식품제조업 성장률은 8%이상 이었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 존재한 이래 온갖 갈등과 투쟁의 밑바탕에는 먹거리 차지하기가 깔려 왔음을 상기할 때 이러한 식품산업의 발전과 성장은 참으로 우리에게 내려진 크나큰 축복이라 할 수도 있다.

이미 우리나라보다 식품산업의 발전이 앞선 서구 사회에서는 암을 비롯한 각종 대사성 질환의 주원인이 식품산업의 성장에 따른 그릇된 식문화에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이 가해지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러한 식품산업 발전과 식문화 변화에 따른 우려와 불안은 있어 왔다. 즉 각종 성인병의 증가 원인이 점차 서구화 되어가는 우리의 식단과 식문화에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식품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얼마 전 모 중앙 일간지에 개제된 우리나라 국립암센터 교수 한 분의 ‘식품회사는 담배회사 만큼 해롭다’는 제목의 글이었다.

‘매년 전 세계에서 6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담배회사와 마찬가지로 식품회사에서도 결국 엄청난 이익을 내면서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망원인 1위인 암,  2위인 뇌혈관 질환, 3위인 심혈관 질환은 모두 잘못된 식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책임은 식품회사와 음료회사에 있으므로 감시, 규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러한 서교수의 주장에 대하여 식품업계는 물론 학계의 반발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아울러 서교수의 주장에 동조하는 글들도 SNS 상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회 제도적인 변화는 물론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찬반의 논란은 당연하다. 하물며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계의 변화나 발전에 어찌 갈등이 없겠는가?  생물학적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르듯이 식품산업의 성장과 발전에도 그 과정과 결과를 두고 다른 의견이나 해석으로 인한 충돌 즉 갈등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바람직한 건설적인 갈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의 도가 지나쳐 비난과 험담으로 파괴적인 갈등이 된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식품회사를 담배회사와 동일선상에 놓고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악으로 매도한 서교수의 주장을 건설적인 갈등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 금연운동을 이끌고 있는 국립암센터 전문의로서 식품산업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주원인이 식품회사와 음료회사에 있다는 주장은 식품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험담이며 파괴적인 갈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첫째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식품회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국가의 보건 영양정책을 세우는데 오류를 범하게 한다. 왜냐하면 사망원인 1, 2, 3위 질병들은 각종 스트레스, 운동부족, 환경오염 등 식사 이외의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식사 측면에서도 섭취하는 식품 그 자체보다는 식습관에 기인하는 면이 훨씬 크다. 즉 과도한 영양섭취와 편식에 기인한다. 사망원인 통계를 보건데 사망자들은 이미 연령이 높고 이들은 식품회사의 가공제품이나 음료보다는 우리전통식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은 통계치가 없더라도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식품산업의 발전으로 장수하게 되고 물질적인 풍요에 따른 영양학적인 과잉과 불균형 즉 풍요의 역설이라고 보는게 합리적 해석이다.

두 번째 소수의 전문가나 학자들의 그릇된 주장이나 편견이 국민건강이나 산업발전에 그릇된 영향을 줄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에 삼양라면의 공업용 우지 사건이 있었다. 등급이 약간 낮은 우지(소기름)를 공업용으로 여론 몰이하여 건실한 식품회사를 망하다시피 하게 하였다. 동물성식품이 만병의 근원인 것처럼 그릇된 정보로 인기몰이를 하던 ‘이상구 박사 신드롬’ 또한 국민건강에 잘못된 영향을 끼친 채식주의 편견이며 이 또한 서구식 풍요의 역설을 우리나라에 접목하려는 오류를 범하였다.

끝으로 국민건강은 물론 경제적 효과 특히 고용창출을 위해서도 우리나라 식품회사의 성장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하고 식품산업 발전에 건설적인 갈등은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식품회사와 이들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평판은 해외에서도 매우 높다. 즉 위생적으로 안전하고 영양 및 기능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다. 특히 식품내에 소금과 열량 낮추기와 섬유소 증가를 통한 균형된 영양이 달고 기름진 식품에 길들여진 외국인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는 모두 우리가 추구해온 건설적인 갈등으로 얻어진 결과로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촉매제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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