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이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특허 소송 혈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애플 변호사들이 호주 법원에 증거를 제공하는 전문가들과 접촉해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씨넷과 지디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이 호주연방법원에 증거를 제공하는 전문가 3명과 접촉해 그 중에 2명에게 그들의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호주연방법원의 아나벨 베넷판사는 특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특허에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상태였다.

그러나 삼성은 전문가들이 애플 변호사와 만난 후 기존의 입장을 바꾸고 법원에 제출하는 자료도 수정하면서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변호사인 카트리나 하워드는 애플과 삼성과의 특허 논쟁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애플의 변호사가 이미 법정에 제출한 증거를 수정하기 위해 은밀히 전문가들과 만났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 1일 애플의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패드2가 삼성의 3G(세대) 통신 특허 3개를 위반해 고소당한 내용을 담은 레포트를 작성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워드 변호사는 4일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후 10시 법정으로부터 2명의 전문가들이 기존의 내용을 수정하는 '합동 수정 레포트'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이미 2명의 전문가들과 만나 기존의 입장을 바꿨으며 나머지 1명의 전문가마저도 기존의 관점마저 바꾸려는 시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변호사는 호주연방법원의 아나벨 베넷 판사에게 "수정된 레포트는 지난 밤에 제출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만약 전문가 2명이 기존에 낸 레포트로부터 그들의 관점을 바꾸었다면 그들이 왜 그랬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전문가들이 레포트를 바꾸길 원했다면 그들은 법정에서 선서까지 하고 제출한 증거를 무슨 이유로 바꾸었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삼성은 그들이 무엇을 얼마나 수정했는지 심문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베넷 판사는 하워드 변호사의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그들의 의견을 바꾼 것에 대해 삼성은 충분히 반대 심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넷 판사는 "전문가들에게 증거를 받는 것은 내가 채택한 방법이고 나는 3명의 전문가로부터 합동 자료를 받았을 뿐"이라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간에 그것은 전문가 3명이 동의를 마치지 않는 상태였고 법원은 그 레포트가 증거자료 박스 안에 들어간 이후에만 다룬다"고 말했다.

삼성의 주장에 대해 애플 변호사 스티브 버리는 2페이지 분량의 수정 레포트는 단지 2개의 작은 변화만이 있을 뿐이라며 삼성의 주장에 대해 차분히 대응했다.

한편 이날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패드2가 삼성의 3G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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