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윤리경영을 도입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7월 23일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 국내 50여개 제약사가 경쟁적으로 CP(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를 도입하면서 자체적으로 불법 영업을 한 직원을 인사조치 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제약사에서는 여전히 리베이트가 자행되고 있었다.

지난 24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약 800억원의 중견제약사 A사가 리베이트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월 A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을 분석 중이며, 분석을 마치는 대로 참고인 및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견제약사 A사는 2012년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에 적발된 전적이 있는 업체로 당시 A사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2013년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련 리베이트 품목에 대해 일정기간 판매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리베이트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중소제약사는 또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중소제약사 파마킹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들의 명단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파마킹은 간 치료 관련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60억원이다. 파마킹은 앞서 지난 5월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고 있다.

파마킹 대표와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 박모씨 등 의사 10여명이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파마킹은 지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다수의 의사에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자사의 간 치료제를 처방토록 했다.

업체는 복리후생비, 차량유지비, 수선비 등의 명목으로 운영 자금을 허위 기장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의사들에게 약 처방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파마킹 본사를 압수수색해 전산 서버와 관련 장부에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것으로 게재된 전국 병의원 의사 수백여명의 명단을 확보, 수사를 진행해 지난 5월부터 일 평균 10여명씩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는 이달 초까지 절반 정도 진행됐으며, 최근까지 조사를 받은 의사가 100명을 넘어섰다.

경기경찰 지능범죄수사대는 수사 종료 후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리베이트 문화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영세할 수록 리베이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제약사들 전체가 리베이트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