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세운 유동화전문회사의 수익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HAK) 대표 정헌주(53)씨에 대해 대법원이 원심과 달리 조세포탈 등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기아차 채권 매각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원심과 같이 무죄라고 판단하면서도, 조세포탈 혐의까지 무죄라고 본 것은 잘 못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DIBC의 제1기 사업연도 종료 당시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발생했음을 전제로 정씨에 대해 조세포탈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가 기아차 채권 매각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행위에 가담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은 정당하다"며 "만약 정씨가 DIBC 제1기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당시 배임행위를 몰랐다면 조세포탈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함께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미도파 채권 및 극동건설 매각 관련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정씨는 DIBC의 수익 이전을 은닉하기 위해 HAK가 윈앤윈 등 명의를 빌려 거래를 위장하도록 했다"며 "사기 또는 부정행위라는 점과 이로 인해 조세포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HAK 예금 11억2000만원을 담보로 대출받아 개인 투자금으로 사용한 배임 혐의와 G&D 용역비 70만 달러 배임 및 30만 달러 횡령 혐의 대해서는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3년 5월까지 론스타펀드가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나자 3개 채권을 저가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해 회사에 14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114억원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정씨가 수익률을 조작하고 회사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는 유죄로 판단한 반면 114억원의 조세포탈과 론스타 자금 30만 달러 횡령 혐의 등은 무죄로 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내렸다.

이어 2심은 예금 담보 제공으로 인한 배임 혐의까지 무죄라고 판단, 형량을 다소 낮췄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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