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위한 백신 도입 위원회의 위원장이 공급 제약회사와 계약을 맺고 도입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사용되는 사백신과 생백신 2종의 백신 중 사백신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지난해 10월 원숭이 신장세포인 베로세포 백신으로 대체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런데 이 결정을 주도한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장인 A대학병원 교수가 해당 백신회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교수가 2년 동안 해당 백신의 임상시험까지 진행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인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방접종위원회 위원장이 이번 도입이 결정된 세포배양 일본뇌염 사백신의 임상시험 책임자 등 자신이 임상시험을 진행한 제품에 대해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질병관리본부의 운영규정에는 ‘백신제조회사와 업무 또는 재정관계 성립 및 기타 공적 업무수행이 어려울 경우 자발적으로 사퇴’를 규정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는 2014년 10월에야 뒤늦게 위원장이 임상시험 진행 사실을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세포배양 일본뇌염 사백신’은 기존 ‘쥐 뇌세포 유래 일본뇌염 사백신’의 문제였던 중증부작용 발현(ADEM, 급성파종성뇌척수염)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사 결과를 보고 도입여부를 다시 판단하고, 예정대로 새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접종하겠다면 동의하는 환자에게만 접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회사와 계약 등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내용을 공개하고 사퇴하도록 규정돼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교수는 위원장직에서 물러났고, 복지부가 뒤늦게 감사를 벌이고 있지만 해당 백신은 오는 30일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될 예정이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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