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에서 미래를 보고 야심차게 투자한 캐스코가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이 회사는 LS전선이 삼양사·두산 등 국내 굴지 기업들과 합심해 설립한 주물사업체로 당초 이들 3사 모두 중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썩 좋지 못하다. 글로벌 경기경화 여파로 부진에 허덕이더니 적자폭만 늘려가는 형국인 것. 이에 삼양사는 이미 이 회사와 관계를 정리했으며, 두산 역시 슬슬 손털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반면 최대 지분을 보유 중인 LS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LS측은 캐스코의 사업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아직 괜찮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래먹을거리 발굴은 대다수 기업들의 숙명이다. 오늘 사업이 잘 되더라도 내일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글로벌 경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사업이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나 미래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뛰어들었더라도 갑작스런 경기악화나 시장 트랜드의 변화 등으로 신사업의 성공은커녕 기존사업까지 위해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

또한 몇몇 국내 기업들의 경우 문어발식 사업진출로 신사업 성공 가능성을 더더욱 낮추고 있다.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얼마 못가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얼마 뒤 사업체가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기업에서는 신사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합작사를 설립해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경우 부담을 여러 회사가 나눠가지게 되므로 좀 더 과감한 투자 등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LS그룹이 3사 합작으로 시작한 사업에서 혼자 모든 짐을 떠안게 될 위기에 처했다. 급성장을 이어 온 중국 주물시장에 대한 기대 속에 삼양사와 두산 등 국내 굴지 그룹들과 합작해 주물제조업체 캐스코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 경영 상황이 나빠지자 다른 두 곳이 손을 털고 나가버려 최대지분을 보유한 LS측 지분만 들고 있는 형국이 돼버린 것. 일각에서는 LS 혼자 소위 독박(?)을 뒤집어쓰게 된 꼴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LS측은 이 같은 세간의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해당 사업체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이고 아직 사업실패와 그에 따른 그룹사 부담 증가에 대한 걱정은 이른 판단이란 주장이다.  

사업 부진에 빠진 캐스코

LS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인 LS전선에서는 지난 2005년 6월 계열사 LS엠트론이 삼양엔텍(옛 삼양중기)-두산엔진 등과 함께 주물 생산업체 캐스코를 설립한 바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물생산업체인 LS전선과 삼양중기 주물사업부가 주물설비를 현물출자하고, 선박용 엔진을 제작하는 두산엔진이 현금출자를 통해 고객사로 참여했다. 또한 당시 캐스코 지분율은 50(LS):37.7(삼양사):12.3(두산)이었다. 

당초 이 사업체에 대한 업계 전망도 밝았다.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김윤 삼양사 회장 간 친분이 두터워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가 컸고,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 주물시장은 급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글로벌 경기악화는 캐스코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기대했던 중국시장에서 생각만큼 재미를 보지 못한 채 적자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캐스코는 지난해 65억 6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4년간 적자를 거듭해 와 현재는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로, 초기 자본금 148억원으로 시작한 회사 자본상태는 부채만 6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이에 부담을 느낀 삼양엔텍은 지난 3월 보유 지분 전량을 LS엠트론측에 매각하고 현재는 이 사업에서 손을 땠다. 회사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지분법 손실로 동반 적자를 기록해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다.  

LS 혼자 뒤집어 쓴 유상증자

이후 캐스코측은 회사 부채규모가 늘어나고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7월 19일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총 628만 1000주 규모의 신주를 액면가 5000원에서 61% 할인된 1900원의 가격으로 매입하는 조건이었는데, 최대주주인 LS엠트론은 총 526만 3122주를 약 110억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두산엔진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101만 7878주가 실권처리 됐으며, 삼양엔텍 지분까지 매입한 LS엠트론의 캐스코 지분율이 93.6%까지 올라갔다는 점이다. 반면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엔진 지분율은 6.5%로 축소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두산엔진측이 캐스코의 미래 전망을 밝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캐스코의 적자행보에 따른 LS측 부담이 상당히 가중된 상태라고 분석 중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캐스코의 현 상태가 빠른 시일 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상당해, LS측이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LS측은 시중의 우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우선 두산과의 합작이 아직 끝난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추가적인 자금지원과 관련해서도 회사 내부적으로 가능성 있는 사업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와 관련 LS엠트론 측 관계자는 “캐스코가 경기영향으로 현재 실적이 나빠졌으나, 조만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 중”이라 밝혔다.

한편 LS전선은 그룹 내 또 다른 비상장 계열사인 알루텍에 대해서도 최근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재질 건축용 외장업체로 관심을 끈 바 있는 알루텍이 지난 해 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캐스코와 마찬가지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김영 기자  young@wo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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