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이모(30)씨는 출산을 한 달 앞두고 어떤 산후조리원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산후조리원은 많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격을 알아보는 일이었다. 하루 이틀 머물면 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가장 큰데 어느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가격을 알 수 없었다”며 “일일이 문의해서 가격을 알아봐야 했다. 출산을 하기 전부터 힘이 빠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이 씨는 “산후조리원도 격차가 있어서 남들이 좋은 곳을 가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빈부격차를 이런 곳에서 다시 한 번 느껴야 한다니 허탈하다”고 덧붙였다.

처음 산후조리원의 등장은 출산을 앞 둔 산모들에게 희소식에 가까웠다. 이전에는 출산 후 몸조리를 집에서 해 왔지만,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에게 몸매 관리부터 육아 방법, 산모들 간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줬다.

그러나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들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쉬쉬해 왔던 문제점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어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후조리원의 이용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감염 및 환경 위생 등 예방을 위한 지도를 위한 관리감독도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5일 보건복지부가 산후조리원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너무 늦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복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후조리원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정부의 대책이 실제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와 신생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할 문제다.

결혼을 앞 둔 김모(27)씨는 “결혼 후 아이를 출산할 때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예정인데 신생아 감염사고나 비용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망설여진다”며 “산후조리원이 생긴 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의 부실한 위생관리 등 문제 제기는 이미 2001년부터 있었으며, 산후조리원이 신고업으로 전환된 것은 2006년으로 7년이 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산후조리원은 508개소로, 산후조리원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294개소 대비 72.8%(214개소) 증가했다.

산후조리원 이용가격은 지난 2010년 복지부가 발표한 ‘산후조리원 소비자가격 실태조사’ 결과 2주간 비용은 가장 낮은 곳은 64만원, 가장 높은 곳은 1천200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은 평균 21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충남 190만원, 경기 179만원 순으로 수도권지역과 기타지역 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2011년 기준으로는 2주간 입소 시 전국 평균 이용요금은 일반실 187만원, 특실이 224만원으로 나타났다.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산후조리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고 있지만 지난 4월 복지부 조사 결과 일반실의 경우 요금인하 효과는 1만원, 특실의 경우 7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각 산후조리원마다 가격은 얼마인지 공개적으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프로그램이라든지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산후조리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평균 6.9종으로 산모체형관리(83.4%), 마사지(82.6%), 피부관리(72.1%), 신생아관리(71.1%) 순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종류는 서울이 8.1종으로 가장 많고 전남이 3.3종으로 가장 적으며, 이용비용이 높은 서울․경기지역이 제공 프로그램이 많았다. ‘산모체형관리’프로그램은 산후체조, 골반교정, 요가 등을 제공하고, ‘신생아관리’는 목욕법, 이유식, 육아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류동하 입법조사관은 ‘이슈와 논점’에서 ‘산후조리원의 문제점과 개선 과제’를 주제로 산후조리원의 감염사고 등 문제점과 보상기준 미흡 등을 지적했다.

류동하 입법조사관은 “산후조리원이 급증하면서 이용자 피해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며 “신생아들이 산후조리원의 부실한 위생관리로 인해 장염 등의 질병에 걸리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주로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신생아와 출산으로 인해 몸이 약해진 산모다. 때문에 엄격한 감염관리가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실태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았으며 매년 신생아 집단 감염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5월 서울시 소재 산후조리원의 신생아들이 집단으로 폐렴에 감염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계속되는 신생아 집단 감염 사고에 산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감염사고에 대한 보상기준도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한편, 복지부 김은호 주무관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산후조리원 실태조사는 지난 3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분석하는 단계”라며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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