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뉴스 캡처

체험조건 충족 어렵고 체험용 별도 제공하지 않아
효과 없다는 소비자에 사용기간 늘려라 부추겨 청약철회 방해

[여성소비자신문=서유리 기자] 무료체험 기간 후 반품이 가능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체험 후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 준다는 상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대부분 테스트할 기회를 주기위해 제공되는 무료샘플이나 무료체험이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체험용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아 결국 물품을 떠안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무료체험 상술은 무료체험 기간을 빌미로 법적으로 보장된 청약철회를 방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료체험’의 경우 사용을 해도 반품이 가능하다고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가볍게 생각하며 선결제를 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체험기간을 지켜 반품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무료체험 기간을 지키기가 쉽지 않아 자칫 잘못하면 기간을 놓치거나 체험기간이 끝나 전화를 하면 업체와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반품의사를 밝히면 사용한 제품을 어떻게 반품을 하느냐며 할인가로 구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무료체험을 하고 나서 구매가 결정될 때 물품대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선결제를 하고 반품이 되면 환불해 주는 방식이라 환불을 받기까지 소비자의 고충이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SNS 통한 무료체험도 등장 수법 다양해져

한국소비자연맹과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무료샘플 및 무료체험’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는 지난해만 2250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무료 샘플이나 체험은 인터넷강의, 학습지, 화장품, 건강식품, 금연보조제, 시력향상 안경, 베개, 비염치료기, 탈모치료기 등이었다.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무료 체험을 권유하면서 물품결제를 하게 만드는 피해도 등장해 그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은 체험 신청 후 열흘이 지나 제품을 발송한 뒤, 기간 내 반송이 되지 않았다며 물품 값에 해당하는 수 십 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특히 전화가 닿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2주 안에 제품을 반품하지 않으면 제품 가격이 결제된다는 약관을 들어 반품을 거부해 공분을 샀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해당사이트에 대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소비자는 무료체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며 신용카드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조건 내세워 환불 거부

시력향상안경인 ‘아이탑’은 7일간 무료체험 기간을 제공하지만 ‘무료체험 기간 동안은 시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는 기간이 아닙니다’라고 안내가 돼 있어 사실상 무료체험의 의미가 없었다.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 준다는 ‘코크린’의 체험조건은 ‘30일 체험, 1일 1회 사용량 40분을 최소한 지켜서 사용을 준수하며 사용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을 때는 회사는 환불의사 응하지 않음’이다. 하지만 이는 바쁜 일상생활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용해 조건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소비자에게 전적으로 불리했다.

‘레이저 헤어빔’ 탈모치료기의 경우 10개월 동안 체험이 끝난 후 효과가 없으면 7일 이내 환급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있으나, 효과가 없어 환불을 요구하면 총 3800분을 사용하지 않고 10개월을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불을 해 주지 않았다.

화장품의 경우는 샘플을 무료로 보낸다고 한 후 판매상품을 함께 보내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반송을 하기 위해서는 택배비를 부담해야 했으며, 무료인 줄 알고 물품을 사용한 소비자는  물품대금 지불독촉을 받아야 했다.

실제로 본지에는 A업체로부터 배송비만 내고 무료 샘플을 사용해보라는 전화를 받고 물품을 배송 받았다가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하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소비자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았다.  
 
무료체험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대부분 홈쇼핑이나 전화권유판매, 신문광고, 방문판매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무료체험’ 상술은 무료체험 기간을 내세워 방문판매법 및 통신판매법에 따라 법적으로 정해진 청약철회기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체험신청 시 신용카드로 선결제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물품을 사용한 상태라면 할부거래법에 의한 철회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 이 때문에 청약철회가 방해받지 않도록 체험용이 별도로 제공돼야 하며, 체험기간 이후 법적으로 보장된 청약철회기간이 적용돼야 한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들에게 무료체험이 단순히 한두 번 사용해 보는 것이 아니라 이행하기 어려운 특정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무료체험을 빙자해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문광고 또는 전화권유 상담원 말을 맹신하지 않아야 하며, 대금만 결제 받고 연락이 두절되거나 점적해버리는 경우 피해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자, 전화권유판매업자로 신고 된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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