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성소비자신문과 저의 인연은 매우 짧습니다. 지난 연말 신임대표로서 한국여성민우회의 활동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저에게 여성소비자신문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여성소비자신문과 한국여성민우회가 성평등이라는 지향을 같이 공유하고 있고, 그렇기에 함께 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대표적인 모토 중 하나가 ‘부엌에서 세상을 본다’입니다. 물론 지금은 ‘행복중심생협’이라는 이름으로 분리, 독립하여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따로 또 같이 노력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1989년 만들어진 ‘함께 가는 생활소비자협동조합’ 활동과 함께 한 이 모토는 여성소비자신문이 지향하는 ‘소비경제 및 사회의 현상을 여성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현상을 여성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 여성들의 주요한 삶의 공간인 부엌에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주목받지 못했던 또는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던 여성의 생활문제나 이슈가 ‘뉴스’, ‘공론의 주제’가 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정치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소비자 언론과는 다르게 여성소비자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며 창간한 여성소비자신문의 존재와 역할은 너무나 소중하고도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간 3년, 아마 여성소비자신문이 그 동안 걸어온 한 걸음 한 걸음이 여성소비자 언론의 새로운 역사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소비자신문의 지난 3년의 노고와 노력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여성소비자언론으로 자리 잡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여성소비자신문은 여성소비자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의 주제 선정이나 꼭지 분류 등에서 그런 노력이 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칼럼이 남성 필진에 의해 써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성별의 문제는 아니지만 어떤 사회 현상을 누구의 시각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칼럼에 여성필진이 더욱 보강돼 좀 더 여성주의적 시각이 담긴 칼럼을 여성소비자신문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창간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