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벌 오너들의 집행유예 금지 추진'과 관련, "헌법상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대접받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손경식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나 경제민주화 등으로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과 기업이 호흡을 같이하고, 이해·협력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어 "우리가(기업들이) 다 잘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겠지만,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기업이 일거리를 해외에서 가져오면 중소기업의 일자리도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다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와 관련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경제민주화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경제를 어떻게 잘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의 요건'으로 손 회장은 '경제를 이해하고, 국민화합을 이끌 수 있는 후보를 꼽았다.

손 회장은 "경제를 이해하는 대통령은 성장과 발전에 대해 국가 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전략을 갖춘 사람"이라며 "성장과 발전에만 신경을 써도 안 되지만, 분배와 복지에만 올인 해도 안된다"고 밝혀 성장과 분배에 대한 균형감을 차기 대통령상으로 지목했다.

6개월여 남짓 남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손 회장은 "MB정부가 들어선 후 새로 생겨난 규제도 많았지만, 없어진 것도 많다"며 "지난 금요일에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표준 규격 승인 등의 규제를 완화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후반부로 갈수록 반 시장경제 정책을 쏟아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원래 이명박 정부가 친기업 정책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이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국회의 힘이었다"며 "법인세나 소득세 감면 등의 정책은 국회에서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자원외교와 통상외교를 한 것도 높이 평가했다.

손 회장은 다만 "물가 관리 때문에 일부 기업들이 힘들었다"며 "식품, 통신, 정유 등 분야에서의 가격인하 정책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바라는 대선 공약을 정리해 8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차기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에 경제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성장과 복지의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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