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 현대엠코를 흡수하며 주택사업 도약을 꿈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브랜드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기존 현대엠코가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브랜드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특히 이달 입주를 앞둔 내곡 4단지는 입주 예정자들과 현대엔지니어링 사이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곡 4단지는 현대엠코가 지난 2013년 7월 분양한 아파트 단지로 256가구로 구성됐다.

현대엠코는 분양 당시 이 아파트의 단지명을 ‘현대 엠코타운 젠트리스’로 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되면서 신규 분양아파트에 현대건설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기로 함에 따라 기존에 ‘엠코타운’으로 분양된 아파트들의 브랜드 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기존 엠코타운 브랜드로 분양 받은 입주자들이 투자가치 하락을 우려해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

내곡 4단지 입주예정자 대표 4명은 지난해 12월 1일 현대엔지니어링 본사를 찾아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을 요구했다.

입주 예정자 측은 “아직 아파트 외벽 등에 로고도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 예정자 80% 이상의 동의까지 받아 브랜드 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불가 입장을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대건설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입주 예정자들의 뜻에 따라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브랜드 사용료는 총 분양가의 0.2%로 책정되는데 아직까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브랜드 사용 수수료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이후 신규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만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9월 이전 분양한 아파트 단지 중 아직 입주를 하지 않은 아파트는 총 10여개, 7700여 가구다. 만약 이들이 브랜드 변경을 요구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회사 이미지와 고객 관리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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