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1월 31일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SK브로드밴드 등을 비롯한 하청업체가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수집 및 보관해 왔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참여연대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등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적인 개인정보 수집 및 방치 동영상을 공개 후 “개인정보를 철저히 관리해야 할 LGU+와 SK브로드밴드는 이런 불법적인 정보 수집, 보관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 단체는  “오히려 고객서비스센터 노동자들에게 개인정보 수집을 강요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이들 시민단체는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을 거론하며 “아무리 옥중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책을 쓰고 윤리경영을 강조한다고 해도 이 시대 가장 중요한 기업 윤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며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재벌대기업 총수들의 가석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법 마케팅 수단으로 '수시 활용'

참여연대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등은 LG유플러스로부터 북부산센터와 서부산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힘콤이 각 센터를 정현네트워크와 GS정보통신에 각각 재하도급해 운영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LG유플러스 모바일 대리점 운영업체인 코리아텔링크가 같은 사무실을 써왔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코리아텔링크가 모바일 가입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가입자들이 작성한 가입신청서를 여직원휴게실에 아무런 보안장치도 없이 상자로 싸놓고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악용해 수시로 불법적인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강북홈고객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인화브로드밴드 역시 상품을 해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폐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창고에 무더기로 보관하면서 불법 마케팅에 사용함은 물론 게다가 SK브로드밴드의 전산화면을 출력해 보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가 홈고객센터 개통 및 고객서비스 담당 기사들에게 고객들로부터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으라고 강요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상품 가입 신청서 양식 중 고객이 반드시 동의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 사항과 관련해 반드시 동의를 받아오라는 강요가 광범위하게 발생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들 단체는 “이같은 행태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는 특정 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청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명시적 지시가 아니라 하더라도 각종 실적 등에 반영해 도급단가는 물론 재계약 여부가 원청의 평가에 따라 달라지는 각 센터들이 인터넷 기사들에게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아오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에 대해 개인정보보호 위반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 최태원 회장 등 재벌대기업 총수들 “가석방 반대한다”

특히 이들 시민단체는 기업인들의 가석방 논의에 대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재벌대기업 총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최태원 회장이 기부했다는 300억 원이면 충분하고, 전국 4,500여 명의 서비스센터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돌보는 것이야말로 진짜 경제활성화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이 긴급하고 중요한 공익을 외면하고 어떤 공익적 목적에 기부한단 말인가, 정부와 여당은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눈 앞에 보고도 모르는 체 하면서 어찌 ‘기업인 역차별’을 운운한단 말인가”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거론되는 가석방론은 국민 대다수를 차별함으로써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처사일 뿐 아니라 최소한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조차 뵈지 않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않는 재벌기업 봐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는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당한 피해고객이 확인되는 대로 해당 통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할 방침이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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