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그룹 부회장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현대차의 한국전력 용지 매입과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현대차 계열사인 모비스와 글로비스 주가는 사뭇 서로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현대차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 문제로 일반 주주들 권익까지 침해되고 있다는 쓴소리를 날리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현대자 주가는 5.7%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100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오전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이 주자 상승세 요인으로 손꼽힌다.

기아차 또한 당시 주가가 2%나 올랐다. 전날 오전 2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무했던 현대모비스는 이달 19일 종가 23만7000원으로 근 3년동안 최저 수준까지 내리막길을 달렸다.

반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같은 날 29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년 말 23만1000원 대비 25.5%나 상승하는 행보를 보였다.

좋은 실적에도 자사주 매입 ‘불허’하는 현대모비스

이에 시장에선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수록, 현대모비스 주가는 오르지 않을수록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유리해진다는 분석이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오를수록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늘어난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 주가가 낮을수록 동일한 금액으로 보다 더 많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을 20.78%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을 33.88%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 또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16.88% 보유하고 있다.

타 계열사인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MC투자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은 현대모비스가 주요 주주로 있으므로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구도가 모양새를 갖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이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을 꾀해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선 현대차 오너 일가가 모비스의 주가 상승을 원치 않는다는 설이 나오는 것 역시 ‘글로비스 상승, 모비스 하락’이 합병하기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주가도 이 계획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서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현대모비스 주가를 적극적으로 부양하려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렇게 눈에 보이게 대놓고 차별하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냐는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3년 10월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간 사업영역 조정이 이뤄진 바 있다.

이어 올 1월에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이어졌다. 8월에는 현대위아를 비롯한 오토에버, 건설이 계열사 흡수합병을 동시에 실시했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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