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수수료율을 현행 1.8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12월부터 신용카드로 차를 구매 시 카드복합할부 금융상품인지 여부를 반드시 기입하도록 카드승인 절차를 변경해 카드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차는 각 영업점과 대리점에 ‘카드승인 절차 일부 변경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이달인 12월부터 카드 결제를 승인할 때 신용‧체크 등 네 가지로 거래 유형을 구분해 반드시 기입하도록 카드 승인 절차를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는 “(현대차 측이) 카드복합할부 거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키 위한 꼼수”라고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이다.

기존 할부 거래시에는 정산 과정에서 예금주를 확인하면 어떤 캐피털사를 이용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드로 차를 살 때는 일반 신용카드로 결재했는지 카드복합할부 거래인지 파악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복합할부상품의 예금주가 카드사이기 때문에 캐피털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현대차, 카드 승인 변경한 까닭은 거래 현황 파악키 위한 꼼수"

KB국민카드는 지난 달 17일, "현대차 복합할부금융 매출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50%로 조정하고, 18일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양측은 별도 합의가 없는 한 이번 계약을 1년간 갱신하기로 했다. 복할할부금융이 아닌 일반 매출에 대해서는 기존 수수료율(신용카드 1.85%, 체크카드 1.50%)을 유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체크카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 신용카드 거래와 복합할부 거래 수수료율이 나뉘게 되면서 현대차에서는 지점별 복합할부상품 거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카드사와 캐피털사들이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 방식으로 카드복합상품의 구조를 바꾸기로 하면서 상황은 달리 변했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기간을 한 달로 늘려 본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카드 승인 절차를 변경한 것이라며 카드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한편, 자동차업계는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대금정산 기간을 늘리면서까지 감독당국의 중재안에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산 기간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당국의 중재안인 체크카드 수수료율보다 더 받아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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