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국 직원들에게 폭언·성추행을 일삼아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가 4일 오전,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키 위해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에게 성희롱·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박현정 대표이사가 지난달 서울시에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 뒤늦게 번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5일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이사와 관련한 입장과 함께 그동안의 경위를 공개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중순께 박 대표에 대한 탄원을 이미 접수한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지난 10월 14일 정명훈 예술감독으로부터 서울시향 직원들의 탄원서를 접수, 조사와 법률검토를 지시했다.

같은 달 15일, 서울시가 탄원을 제기한 시향 직원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대표이사 해임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제보자의 신분 보호 등을 위해 서울시가 박 대표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달라 요청했다.

서울시는 “조사 과정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지만 제보자들이 요구한 해임 건은 규정상으로 곤란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규정상 서울시장은 시향 대표를 임명할 수는 있지만 해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후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10월 28일께 박 대표를 만나 탄원내용에 대해 설명하자 박 대표는 시의회 일정을 고려해 11월 중순에 사임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10월 29일 박 대표는 시장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면담을 요청했다. 본래 사임키로 했던 11월 중순보다 좀 더 늦은 12월 1일 두 사람이 만났다.

그러나 서울시는 박 대표가 이 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2일 호소문을 배포해 박 대표가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성희롱을 하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는 등 인사전횡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4일 오전,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참석차 의원회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조사도 감사도 피하지 않는다"며 "모든 내용을 정리해 기자회견에서 다 밝힐 예정이고 정리가 되면 고소 등 법적대응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박 대표는 이번 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 발표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의 갈등과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은 5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박 대표는 현재 불명예를 안고는 퇴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자신에 대한 의혹 역시 반박할 것으로 예고된다.

이로써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과 박현정 대표 간의 진실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