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미용 성형시술의 종류는 무려 130여 개에 달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전국 160개 병원 홈페이지 정보를 바탕으로 미용 성형시술의 종류를 집계한 결과 모두 15개 신체부위에 134개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사망한 고 신해철 씨의 사망 원인 역시 ‘위밴드 수술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의료계의 의견이 매일같이 쏟아진 형국이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방송 매체에서는 위밴드 수술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 상세하게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같은 기형적인 방송 매체들의 제작 관행을 낱낱이 살펴보고 진단하기 위해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달 12일, 지난 6월에서 8월까지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을 집중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개선키 위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이후 민우회는 4일, 자료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러한 문제적인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건강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형외과 등의 의료광고가 방송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져나갈 것”이라며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등과 관련한 의견을 방심위에 제시한다”고 밝혔다. 

제작 협찬 받고 성형의사들 '전파 타는 관행' 근절돼야

민우회는 우선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의사와 병원에게 무료로 시술 및 수술을 협찬 받고 있음은 물론이고, 제작비의 일부도 협찬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협찬 병원에게 광고효과를 주는 것으로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5조(광고효과의 제한) 제1항 방송사업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것을 위반한 셈이라는 것.

S 방송사의 L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중 캡쳐

민우회는 “성형외과 등의 병원으로부터 제작 협찬을 받고 이들 병원의 의사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주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통한 제작협찬을 원천적으로 불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의사 출연 기준을 마련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약외품 방송광고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T방송사의 Y방송 프로그램 지난 8월 8일 방송분에서 ‘레스틸렌’이라는 ‘필러’를 간접광고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송심의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방심위에서는 해당 건에 대해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민우회는 “필러는 의약외품으로 간접광고 허용품목이긴 하지만, 성형외과 시술을 통해 주사되는 방식의 제품”이라며 “다른 의약외품과 동일한 기준의 규정을 적용하여 이를 심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의약외품 방송광고에 대한 규정을 재검토하고 개정해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방심위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사고를 발생시킨 의사 및 병원의 출연하고 있는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의료행위가 광고되고 있는지 등의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성형수술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4%(304명)가 성형광고를 보고 병원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수술과 관련해 접수된 10개 소비자 단체의 상담건수만 해도 매해 4천 건에 육박한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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