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어머니 계셨기에 -허영자-

어머니 저는 한 때
뜬구름 같은
떠돌이가 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계셨기에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저는 한 때
부랑쟁이
망나니가 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계셨기에
그리되지 아니 하였습니다

저의
거칠고 모난 마음이
가시 되어 돋을 때마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 옆의
향기로운 꽃이었습니다

한 세상 살면서 어머니를 부른 적이 그 얼마인가? 힘들 때 아플 때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어머니만 옆에 계시면 두렵지 않았던 삶을 떠올린다. “뜬구름 같은 떠돌이”가 되고픈 방랑의 시절에도 세상을 등지고 “부랑쟁이 망나니”가 되어버리고픈 좌절의 순간에도 어머니의 지극하신 사랑으로 그리되지 않았고 거듭날 수 있었다.

자식이 못난 말을 해도 또한 잘되든 못되든 다 포용해 주시고 어떤 어려운 부탁도 끝까지 들어주시는 자비로운 어머니! 어머니는 늘 자식을 이해하고 자식의 편에 서 계시며 희생과 헌신으로 온갖 정성을 쏟으신다.

“거칠고 모난 마음이/가시 되어 돋을 때마다//어머니는 언제나/ 그 옆의/ 향기로운 꽃”으로 계시기에 나의 오늘이 있지 않을까.  

세상에서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 주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생명이고 희망이다. 이 시를 읽으며, 오늘날의 세태는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스스로 자식을 낳아 키워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어머니의 존재와 그 크신 사랑을 짐작하며 깨달을 수 있으려나.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