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내 기숙사의 식권 끼워 팔기 관행을 자진 시정하도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성균관대학교는 기숙사(봉룡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기숙사 입사 시 구내식당 이용에 필요한 식권(장당 2,500원)을 매월 60장씩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강제해 왔다. 봉룡학사는 총 1천585실에 수용인원 3천879명이며, 2012학년도 기숙사비는 방의 종류에 따라 1일당 4천180원~2만910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대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위법한 거래강제행위에 해당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학생들은 식권의 의무구입을 거부할 경우 경쟁이 치열한 기숙사 입사가 쉽지 않아 이를 거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한 달에 의무적으로 사야하는 식권이 60장에 달하는 데 비해 외부활동이 잦은 학생들은 하루 두 끼에 해당하는 식권을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게다가 사용하지 않은 식권은 구입한 가격으로 환불되지 않아 대학생들은 식권 한 장에 우유 1팩 또는 다섯 장에 라면 한 그릇과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상받고 있어 오히려 생활비 부담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성균관대학교는 오는 가을학기부터 기숙사 의무식을 폐지한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이 보장되고, 생활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 대학교들이 식권 끼워팔기 관행을 자율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감시 및 이행상황 점검을 통해 동일·유사관행에 대해서는 앞으로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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