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국제 여행객 수 정상화가 이뤄지는 한편 면세업계의 순위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22년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던 롯데면세점이 최근 고마진 사업장으로 꼽히는 김포공항 DF2구역 사업권을 신라면세점으로부터 탈환한 가운데 인천공항에서는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명품 브랜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7일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내 주류·담배 판매 구역 사업권을 8년 만에 확보했다. 당초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매장을 신라면세점이 확보했으나 이번 매찰과 함께 다시 롯데면세점의 사업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관세청은 앞서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김포공항 면세점 DF2 구역 사업자 심사 결과 롯데면세점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이에 따라 김포공항 면세점 내 DF1(향수·화장품 판매) 구역과 DF2구역(담배·주류를 판매)를 모두 운영하게 됐다. 

김포공항 DF2 구역은 현재 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으로 올해 4월 말 임대기간 종료가 예정돼있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는 지난해 말 해당 구역 사업자 모집을 위한 입찰을 받았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주요 4개 업체가 모두 참여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최종 후보로 뽑혔고, 최근 추가 심사를 통해 롯데면세점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김포공항 면세점 DF2 구역의 연간 매출액은 약 419억 원 정도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알짜 사업장’으로 꼽힌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간소했음에도 내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주류 및 담배 판매 매장의 마진율이 높다. 특히 인천공항과 달리 ‘매출 연동형’ 임대료 산정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사업자의 부담이 적다.

김포공항 외에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롯데면세점을 제외한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고가 상품에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데다, 엔데믹화로 해외 여행객 수가 회복된 만큼 수익성 회복을 위해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명품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7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290㎡ 규모의 구찌 부티크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찌가 여러 시내 면세점 등에 입점한 시계&주얼리 단독 매장을 인천 공항 부티크 매장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초 T2에 에르메스 임시 매장을 열고 정식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구찌, 보테가베네타, 롱샴 매장 역시 2터미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1터미널에서는 티파니와 불가리, 디올, 카르티에, 캐나다구스, 토리버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7월  DF3(패션·액세서리·부티크) 구역 특허권 획득에 따라 T1과 T2에 에르메스와 샤넬 매장을 각각 유치했다. 올해 T1·T2매장의 ‘그랜드 오픈’을 단행하고,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고객 체험형 공간이 포함된 ‘듀플렉스 매장’ 등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추가적인 명품 브랜드 유치가 기대된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샤넬을 비롯해 디올·에스티로더·설화수·후 등의 향수·화장품 브랜드와 에르메스·샤넬·구찌·생로랑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운영한다. 

한편 면세업계는 앞선 인천공항 사업자 입찰과 이번 김포공항 사업자 입찰을 끝으로 당분간 신규 입찰 없이 현재의 경쟁구도를 유지하게 됐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다음 입찰 시기는 오는 2030년이다.  

당초 면세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 이후 업계 1·2위인 롯데·신라면세점의 매출격차가 800억원대까지 좁혀지게 된 점을 들어 업계 내 순위에 변동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면세점 매출액 규모가 신라면세점 매출액을 앞선 가운데 이번 김포공항 DF2구역 운영권이 신라면세점에서 롯데면세점으로 넘어간 만큼 1위 롯데-2위 신라의 경쟁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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